[6·3 지선]일찍 불붙은 광주교육감 선거열기…후보 단일화 변수

기사등록 2025/09/28 09:02:00 최종수정 2025/09/28 09:42:24

이정선 현 교육감 재선 도전·맞춤교육 학력 향상

김용태·오경미·정성홍 진보후보 3명 단일화 추진

조기 선거열기에 '깜깜이 선거' 변화 교육계 주목

[광주=뉴시스] 광주시교육감 예비후보. 왼쪽부터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김용태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 오경미 전 광주시교육청 교육국장, 정성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맹대환 기자 = 광주시교육감 선거 열기가 이례적으로 조기에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지자체장이나 지방의원과 달리 후보가 누구인지도 잘 모를 정도로 '깜깜이' 선거로 통했던 교육감 선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진보성향의 예비후보 3명이 일찌감치 단일화 구도를 추진하면서 교육감 선거에 대한 시민사회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28일 광주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내년 6월3일 치러지는 광주시교육감 선거에 이정선 현 교육감을 비롯해 김용태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 오경미 전 광주시교육청 교육국장, 정성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교육감은 현직이라 아직 재선 출마를 공표하지 않았지만 교육청 밖의 정무라인들이 재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수 끝에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 교육감은 지난 3년 간 맞춤형 교육으로 초등 기초학력 부진 감소, 수능성적 반등, 상급학교 진학률 향상, 직업계고 경쟁력 구축 등의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광산구 교육국제화특구 사업과 미래형 교실 AI팩토리 구축, 학생 1인당 1스마트기기 무상보급 등의 실적으로 전국 시도교육청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이 교육감은 취임 3년 기자회견에서 "지난 3년간 정성으로 쌓은 실력은 광주교육의 든든한 힘이 됐다"며 "광주교육이 세계 속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남은 임기에도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흔들림 없이 광주교육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 2022년 6월1일 지방선거에서 34.9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박혜자 전 국회의원 22.72%, 정성홍 민주진보교육감단일후보 21.86%, 이정재 전 광주교육대 총장 12.07%, 강동완 전 조선대 총장 8.42%를 기록했다.

당시 광주 전체 지방선거 투표율이 37.7%로 전국 최하위권인 영향도 있지만 교육감 선거는 정당선거에 밀려 더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교육감의 득표 수는 15만4068표로 전체 선거인 수 120만6886명의 12.8%에 불과하다.

이 교육감을 제외한 예비후보 3명은 모두 진보성향으로 최근 단일화를 위한 첫 회동을 해 교육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이 교육감 동창 감사관 채용비리가 3년 넘게 교육계를 뒤흔들고 있어 교육공동체의 위상과 사기가 추락했다는 데 공감하며 단일화에 뜻을 모았다.

단일화의 방식과 시기, 절차 등은 향후 구성되는 시민사회의 추진 기구에 일임하되 구체적인 사안은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단 최근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이름이 들어간 직함을 놓고 예비후보 간 갈등을 빚어 이 문제가 단일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김용태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은 "광주교육 혁신의 시작점은 교실이어야 한다"며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 관계 회복에 교육철학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김 전 지부장은 삶의 품격을 놓이는 광주교육,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키우는 광주형 키움 프로그램 등 큰 틀의 공약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는 "광주의 교실이 변해야 광주의 미래가 변한다. 아이들이 민주주의 정신을 배우고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교실 혁신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민주주의의 땅 광주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을 밝혀 나가도록 광주시민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지부장은 전남 함평 출신으로 전남대 물리교육과를 졸업하고, 광주전자공고 교장과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회 시민학교장 등을 역임했다.

광주시교육청 첫 여성 교육국장 출신인 오경미 전 교육국장도 지난 8월 퇴임 후 교육계 안팎으로 보폭을 넓히며 내년 교육감 선거에 나섰다.

오 전 교육국장은 1999년부터 '슬기로운 중학생활', '학교폭력 예방교육', '자녀와의 대화법', '감정코칭' 등을 강의하며 학부모들과 교감을 쌓아왔다. 12·3 내란 이후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붕어빵 봉사활동'을 하며 시민들과 접점을 넓혀왔다.

오 전 교육국장은 "36년 간 교직에 몸담으며 아이들고 함께 울고 웃었다. 모든 학생이 존중받고, 교사가 자긍심을 가지며 학부모는 안심할 수 있는 교육현장을 만들겠다"며 "학부모와 소통하며 광주의 교육을 더 깊고 넓게 바꾸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오 전 교육국장은 전남 완도 출신으로 전남대 상업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광주 두암중 교장, 광주시교육청 창의융합교육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선거에서 진보성향 단일후보로 나서 21.86%를 득표해 3위를 한 정성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도 "경쟁의 희생양이 된 학생과 학교공동체를 정상화시키겠다"며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동여맸다.

정 전 지부장은 지난 2022년 4월 말 광주지역 2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위가 주관한 김선호 전 광주효광중 교장과의 경선에서 승리했다.

정 전 지부장은 "공부를 잘하고 싶은 아이에게도, 꿈을 키우고 싶은 아이에게도 가장 좋은 학교를 만들겠다"며 "교사의 권위를 존중하고 불필요한 행정 부담을 덜어 교육 본연의 힘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36년 평교사로 교편을 잡은 정 전 지부장은 전북 김제 출신으로 원광대 물리교육과를 졸업했으며, 광주전남교육연대 집행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광주전남시민연대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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