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도암댐?”…안정 대안 vs 수질 악화 논란
남대천 2급수 지키겠다더니, 하루 1만t 방류 강행
25일 강릉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가뭄과 관련해 당국이 내놓은 해법은 도암댐에서 하루 1만t을 재방류하는 긴급 대책으로서 이는 이미 수십 년째 논란을 끌어온 댐 활용 문제를 다시 꺼낸 것에 불과하다는 비관적인 분위기다. 시민들은 “사후약방문도 이런 사후약방문이 없다”고 혀를 차고 있다.
◆“지하댐보다 안정적” vs “남대천 죽인다”
도암댐 방류 찬성 측은 “지하댐 공사처럼 막대한 비용과 긴 시간 대신, 도암댐은 이미 완성된 시설이라 즉시 활용이 가능하다”며 이번 위기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도는 1일 1만t 방류 방침을 세우며 “현재 남대천은 2급수 수질을 유지하고 있어 오염 우려는 과장됐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반대 측은 ‘수질 악화’라는 치명적 문제를 지적한다. 도암댐 물은 남대천으로 흘러들면 곧바로 강릉 도심을 통과한다는 것이다. “1만t을 매일 쏟아붓는 순간, 남대천은 오염 하천으로 전락한다”는 경고가 시민단체와 환경 전문가 입에서 동시에 나온다. 이들은 “2급수 유지? 그건 지금 얘기고, 장기 방류는 필연적으로 수질을 망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시점이다. 시민들은 “애초에 저수지 물을 단오제 핑계로 방류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땜질 대책은 필요 없었다”고 비판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릉을 가뭄지옥으로 몰아넣고 이제 와 도암댐? 무능 행정의 전형”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전문가들 역시 고개를 젓는다. 강원지역 한 환경공학 교수는 “도암댐 방류 카드는 지난 10~20년간 반복된 논쟁이다. 이번에도 위기를 막으려는 게 아니라, 비난 여론을 잠재우려는 일회성 카드일 뿐”이라며 “시민들은 이미 행정 불신을 넘어 분노 단계에 진입했다”고 꼬집었다.
◆‘단오제 물빼기’에서 ‘도암댐 땜질’로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단오제 물빼기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도암댐 상시 방류 논쟁까지 불붙었다. 여론은 “이제 와 댐 물을 다시 흘려보내겠다고? 결국 시민의 물, 시민의 환경을 두 번 죽이는 꼴”이라며 들끓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가뭄이 아니라 ‘사고를 키운 무능한 행정’과 ‘사후약방문식 땜질 대책’이라는 두 개의 오명을 동시에 남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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