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첨단소재, 오버행·실적 부진에 '휘청'

기사등록 2025/09/10 14:54:39 최종수정 2025/09/11 09:19:37

대진첨단소재, 주가 공모가 대비 43%↓

CB 리픽싱 마지노선 도달…풋옵션 리스크 현실화

최대주주 '사적 투자' 지원 논란도

대진첨단소재 "케이이엠텍과 사업 시너지 기대"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대진첨단소재가 전환사채(CB) 오버행 부담과 실적 부진, 최대주주 투자기업 지원 논란이 겹치며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상장 6개월 만에 주가가 40% 이상 빠진 데다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40분 현재 대진첨단소재는 0.95%(60원) 하락한 62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공모가(9000원) 대비 43.7% 하락한 수준이며, 최고점인 1만9390원(3월 7일)과 비교해선 67.7% 떨어졌다.

주가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CB 오버행(대규모 대기 매물) 부담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진첨단소재는 현재 90억원 규모의 미상환 CB를 보유 중이다. 전환가는 6300원으로 현 주가 대비 소폭 높은 수준이며, 142만8570주(9.65%)에 대한 보통주 전환 청구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들 CB는 대진첨단소재가 상장 전인 지난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등으로부터 투자받은 물량이다. 최저 리픽싱 한도는 전환가의 70%인 6300원이다. 주가가 이 '마지노선'에 근접하면서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져 회사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분기 말 기준 대진첨단소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억5090만원으로, 지난해 말(70억7749만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재무 대응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7일 8·9회차 CB를 각각 65억원, 93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이와 함께 대진첨단소재는 2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돼 본업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2분기 영업손실은 49억원으로, 전분기 14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3억원으로, 39.1%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 부진에 대해 "매출이 3분기로 이연된 영향으로 하반기부터는 점진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진첨단소재는 최대주주가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케이이엠텍의 자금 납입을 떠맡은 사실도 논란이 됐다. 본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간접적으로 투자한 기업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케이이엠텍은 최대주주 에이치에스홀딩스를 대상으로 4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납입이 네 차례나 유예된 끝에 지난달 13일 대진첨단소재가 대신 참여했다. 최종 납입 규모는 32억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줄었지만, 최대주주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치에스홀딩스는 유성준 대진첨단소재 대표가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에이치에스홀딩스는 케이이엠텍 지분 18.9%(약 474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진첨단소재가 유상증자로 케이이엠텍 주식 171만여 주를 확보하면서 오 대표 측의 케이이엠텍 지분율은 기존 21.2%에서 약 25.46%로 증가하게 됐다.

대진첨단소재가 투자한 케이이엠텍은 재무 구조와 수익성이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2023년과 2024년 영업손실은 각각 37억원, 43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3억원, 20억원의 적자를 내며 손실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주가는 지난해 10월17일 장중 6200원대 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세가 이어져, 지난 1일 장중 158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가 하락으로 케이이엠텍 CB투자자들은 풋옵션 행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4일 미래에셋증권은 6억1584만원 규모의 19회차 CB에 대한 풋옵션 행사에 나섰고, 지난 4월에는 장외를 통해 삼성증권도 10억원 규모의 CB를 처분했다.

대진첨단소재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부품 전문기업 케이이엠텍의 유상증자는 최근 이사회 결의 및 감사 승인을 거쳐 전략적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특정 회사 지원 위한 목적이 아닌, 신규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CNT(탄소나노튜브) 신사업과의 시너지 확대 및 핵심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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