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인사청문회법 개정 청원…"대통령실 인사검증 책임 강화해야"

기사등록 2025/09/10 10:17:25

"고위공직 후보자 검증 과정·결과 대통령실서 국회로 안 넘어가"

"도덕성 검증 분리 담은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은 부정적 효과 커"

천하람 "대통령실 자료 국회 넘겨야…인사 문제 책임 불분명해져"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책임 강화와 인사청문회 실효성 확보를 위한 인사청문회법 개정에 관한 청원 기자회견'에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9.10.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책임을 강화하는 인사청문회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와 관련한 청원을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경실련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책임 강화와 인사청문회 실효성 확보를 위한 인사청문회법 개정에 관한 청원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청문회 무용론과 도덕성 공방 치중의 핵심 원인은 대통령실의 사전검증이 부실하고 무책임하게 진행되는 데 있음과 동시에 국회의 권한이 지나치게 제한되어 있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통령실의 검증 과정과 결과가 국회에 공유되지 않아 기본 사실관계조차 청문회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며 "국회가 요구하는 자료도 후보자가 거부하면 기관도 연쇄적으로 제출을 회피한다. 이 구조가 자료 누락·허위 제출·소명 지연을 방치하여 검증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현기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은 "최근 양극화된 정치지형에서 일방적인 지지·반대 아래 후보자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이 관행화하는 것 같다. 이번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도 (후보자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여당은 옹호하고 야당은 비판하면서 청문회 무용론으로 흘러갔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과거의 인사청문회법 개정 시도 중 문재인 정부 후반기와 이재명 정부 출범 뒤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도덕성 검증 비공개화 방안을 비판했다. 청문회를 윤리·역량으로 이원화하고 윤리 검증을 비공개로 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은 대통령실 검증 책임 부재와 자료 제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단순히 비공개로 덮으려는 잘못된 접근이라는 것이 이들의 평가다.

신 위원장은 "도덕성 검증과 능력 검증을 분리하자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치사한 술법"이라며 "공직자에게 도덕성과 능력은 분리되지 않는다.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하면 고위공직자가 될 사람에게 '도덕성을 감출 수 있다'는 이상한 신호를 보내게 된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책임 강화와 인사청문회 실효성 확보를 위한 인사청문회법 개정에 관한 청원 기자회견'에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9.10. hwang@newsis.com

정지웅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법률사무소 정 대표변호사)은 "인사청문회법에서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돌리면 누가 좋겠는가. 비(非)도덕적인 사람, 청렴하지 못한 사람이 공직자가 될 수 있다"라며 "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만들려는 시도에 대해 경실련은 시민단체로서 그 목소리를 내면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정부는)더 나은 인물을 기용해야 한다. 엄격한 기준을 통과된 제대로 된 사람을 통해 국정이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라며 "인사청문회법 개정 청원의 근본 취지는 대통령실에서 검증에 활용한 자료를 국회 인사청문위원회에 넘기자는 것"이라고 짚었다.

천 원내대표는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대통령실의 검증 자료가 국회로 넘어오지 않아 국회에서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을 환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제도적 환경 탓에 인사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모호해진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같은 날 대통령실의 책임을 강화하고 청문회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천 원내대표의 소개로 인사청문회법 개정 청원을 제기했다.

의원소개청원서에는 ▲대통령실 사전검증 결과 요약자료의 국회 제출 의무화 ▲공직후보자 자료 제출 의무 명시 ▲공직후보자의 자료 제출 또는 답변 거부 사유 통제 및 부적격 의견 명시 ▲고의적 회피 행위 및 허위자료 제출에 대한 벌칙 규정 신설 ▲인사청문회 절차 없이 임명 강행을 방지하는 제한 규정 신설 등이 담겼다.

청원인인 경실련은 이 같은 변화가 실현된다면 대통령실의 검증 책임성이 제고되고 공직후보자의 자료 제출 의무 명문화와 제재 가능성을 확보하면서 공직후보자의 성실한 검증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의 인사청문회는 제16대 국회가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을 제정하면서 제도적으로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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