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원민경 후보자 임명해
尹때 위축된 부처…"정상화 필요"
1순위 과제, 성평등가족부로 개편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도 확대 전망
차별금지법 추진엔 우려 목소리도
10일 여가부에 따르면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원민경 후보자를 여가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여가부는 지난해 2월 김현숙 전 장관이 '새만금 잼버리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지금까지 장관 공석 상태를 이어왔다. 그런 가운데 19개월만에 자리가 채워진 것이다.
여가부는 우선 부처 '회복'에 집중할 전망이다. 원민경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부처의 위상과 정책의 정상화를 꼽았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따라 조직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고 판단했다. '식물부처'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여성 정책, 성평등 정책 등이 후퇴했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왔는데, 이에 원 장관은 "여가부의 성평등정책 컨트롤타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예산삭감의 문제도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장관은 폐지 공약이 나오게 된 배경인 윤 전 대통령의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에 동의하지 않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원 장관은 성평등가족부 개편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그는 여가부 확대 개편이 부처의 위상과 정책을 회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여가부 확대 및 개편 시점은 미지수다. 다만 장관이 성평등가족부 개편의 시급함을 강조하고 있고, 정부 조직개편 방안이 공개된 만큼 관련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원 장관의 여가부는 여성폭력 피해자 보호에 방점을 두고 관련 예산 및 인원을 늘릴 전망이다.
장관의 이력을 살펴보면 상당 부분이 성매매, 가정폭력, 디지털성폭력 등의 피해자를 지원하고 보호하는데 집중돼 있다. 여가부가 맡고 있는 역할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특히 원 장관은 여가부의 여성폭력방지위원회에서 민간위원으로 성매매 분야를 다뤄왔다. 당시 그는 ▲성매매 수요차단을 위한 부처협력 강화 ▲신종 성매매 처벌 확대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매매 종사자를 '성착취 피해자'로 보는 것도 장관의 입장이다.
또 장관은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중앙 및 지역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인력 충원, 피해영상물 삭제지원 기술의 고도화 등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다시 수면 위로 오른 교제폭력 문제를 두고선 관계부처와 협력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원 장관 임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원 장관이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는 법이나 제도 등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특히 논란의 중심이 된 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다. 성별, 국적, 성적 지향, 나이 등 여러 형태의 차별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 장관은 청문회 당시 "필요성과 의미가 크다"며 "국회가 공론의 장으로 마련하면 여가부는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답했다.
해당 법은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데, 보수 진영 및 종교계에선 '동성애 조장' 우려를 전하며 반발해 왔다.
비동의강간죄 개정도 마찬가지다. 강간죄 요건을 폭행이나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바꾸는 것이 골자인데, 원 장관은 피해자 보호 공백을 보완하는 것이라며 논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 사안 또한 '무고 피해자 양산'이라는 반대 진영의 논리에 부딪히고 있다.
이 같은 쟁점 사안과 관련해 장관의 일관된 입장은 "논의의 장을 만들어달라"이다. 향후 원 장관이 국회 등과 함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관련 법제도 도입까지 추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장관의 '정무적 감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청문회 당시 여성가족위원회 위원들은 그의 여성가족 분야 전문성엔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여당 측에선 "전문성은 인정하지만 각 부처 장관들을 협의하고 설득하는 유능함에 대해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가부는 단독으로 사업을 수행하기보단 타 부처와 협력을 통해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정치적 역량이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특히 향후 개편될 성평등가족부는 고용노동부 등 다른 부처의 사업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어 정무적 능력이 요구된다.
반면 여성계에선 원 장관이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부터 환영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청문회 다음날인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 "후보자는 무너진 성평등 추진체계를 복원하고 강화해 실질적 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다"며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자질과 역량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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