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주문 대비 인도량 적어
제조사 수주 잔고 '최고 수준'
"리스할 항공기도 찾기 어려워"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항공기의 생산 정체로 국내 항공사들의 기단 현대화가 차질을 빚고 있다. 노후화된 기종의 사용 기간이 늘어날 수 있어 유지·보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7월말 기준) 국토교통부에 신규로 등록된 항공기는 12대로 집계됐다. 전체 12대 가운데 임구(금융리스)가 6대, 임차(운용리스)가 6대다.
대한항공이 5대를 등록했고, 제주항공이 4대,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이 각각 1대를 도입했다.
지난 2023년에 총 35대가 등록되고 지난해 29대의 신규 등록을 감안하면 상당히 적은 등록이다. 또 같은 기간 등록은 2023년과 지난해 모두 15대 이상이었다.
이는 항공기 생산 병목이 나타난 영향이다. 항공산업이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되면서 항공 노선 확대, 교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엔진, 기체 내 화장실 등의 공급 이슈로 항공기 생산 능력은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항공사들의 올 상반기 항공기 인도량은 3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항공기 신규 주문이 인도량을 넘어서는 모습이다. 현재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 2곳(에어버스, 보잉)의 수주 잔고(상반기말 기준)는 1만4722대로 최고 수준이다.
이로 인해 항공업계의 기종 현대화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업계는 노후 항공기를 최신 기체로 교체해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최신 기종은 노후 기체 대비 정비 주기가 길고, 예기치 못한 고장 발생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여기에 친환경 기체로 연료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 생산 정체로 인해 항공기 리스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스할 기종이 없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생산 병목으로 항공기 도입이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신규노선 취항을 해야 돼 당장 항공기가 필요한 항공사들의 경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도 "(생산 병목으로) 신규 항공기를 구매하는 것이 진짜 힘들어졌다"며 "리스를 구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항공기 생산 병목으로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노후 기종 교체가 늦어지는 만큼 정비 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항공기 MRO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 등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항공기 생산 제약은 항공 MRO 시장을 성장시키는 요인"이라며 "국내 항공업의 경우 항공운송 시장에 비해 MRO 생태계 구축이 미비했으나, 인천 복합 항공 MRO 단지 구축으로 정비 내재화와 MRO 외주 시장 형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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