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잡초 해결" 주행형 스팀 살초기 개발 '눈길'

기사등록 2025/07/25 13:02:27

청주농업기술센터 40년간 근무 은퇴

장석수씨, 잡초제거기 발명품 특허

3년여 연구 결실…세균·해충도 사멸

[청주=뉴시스] 안성수 기자 = 장석수(65)씨가 발명품 '주행형 스팀 잡초 살초기'를 이용해 보도에 자란 잡초를 쪄죽이는 모습. 2025.7.25. hugahn@newsis.com

[청주=뉴시스] 안성수 기자 = "지긋지긋한 잡초, 이제 싹을 말려버릴 수 있습니다"

외곽도로나 공원, 산업단지 구석의 보행로 등 사각지대에 자라는 잡초 제거에 획기적인 효과를 내는 장비가 발명돼 눈길을 끈다.

충북 청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40년간 근무했던 장석수(65)씨의 특허 발명품 '주행형 스팀 잡초 살초기'다.

이 살초기는 섭씨 150~170도의 고온 증기를 내뿜어 잡초를 순식간에 쪄 죽인다. 각종 세균이나 참진드기 같은 해충도 즉시 사멸시킬 수 있다.

풀싹이 올라올 무렵에 사용 시 제초 효과가 가장 좋다. 처리 후 고사한 잡초는 2주 뒤에 농사용 관리기에 장착한 회전형 솔로 쓸면 말끔히 제거될 수 있다.

개발 초창기 살초기는 사람이나 차가 끌고 다니는 형태였으나 실용성과 효율성을 고려해 소형 전동카트 모양으로 개량됐다. 고온 증기라도 80㎝ 이상 멀리 뿜지 않기 때문에 안전사고 위험도 없다.

어릴 적부터 농사일을 도우며 자란 장씨는 오랜시간 잡초 제거 방법을 고민하던 중 스팀다리미를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2020년 8월 그는 종이컵에 풀을 심고 스팀다리미 증기를 3초 정도 쬐는 실험을 했다. 오래지 않아 풀은 말라 죽었고, 그는 즉시 장치 개발에 몰두했다.

시제품이 나오기까지는 3년가량 걸렸다. 청주시 '중장년기술창업센터'에 등록해 창업 노하우와 특허 관련 절차도 익혔다. 은퇴 후 더 바빠진 생활을 타박하던 가족들도 응원에 나섰고, 지난 4월 드디어 특허등록증을 손에 쥐었다.

이 발명품은 도시 외곽의 보도와 공터, 운동장 등이 미관·환경 개선과 해충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씨는 "평생을 원예작물 재배에만 매달려왔던 사람이 도전하기엔 무모하다는 생각에 좌절감을 느낀 적도 있다"며 "길과 공원, 등 여기저기 후미진 곳에 방치된 잡초를 볼 때마다 안타까웠는데 이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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