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전환에도 흔들리는 엄상백…깊어지는 한화의 고민

기사등록 2025/07/24 12:26:57

엄상백, 전반기 내내 부진하며 불펜으로 보직 변경

23일 두산전 2회 불펜 등판…2⅔이닝 6실점 '와르르'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 등판한 한화 두 번째 투수 엄상백이 두산 4회말 공격 때 2피홈런 등 6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2025.07.23.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엄상백(한화 이글스)을 두고 한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엄상백은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2회 등판해 2⅔이닝 7피안타 6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이날 경기는 엄상백의 시즌 첫 불펜 등판이었다.

엄상백 대신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 자리를 꿰찬 황준서는 이날 후반기 첫 경기에 나섰으나, 1회부터 두산 타자들에게 홈런 3방을 얻어맞으며 4점을 실점했고, 결국 조기 강판됐다.

올 시즌 선발로 출발했지만 부진 끝에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한 엄상백은 마운드를 이어받아 진화를 시도했다.

그는 2회와 3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막으며 롱릴리프 불펜 투수로서 이날 한화의 마운드를 안정적으로 지키는 듯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한화 선발 황준서에 이어 등판한 엄상백이 역투하고 있다. 2025.07.23. xconfind@newsis.com

다만 3회말 선두타자 오명진을 삼진으로 잡아낸 이후 위기가 시작됐다.

엄상백은 두산 루키 박준순에게 좌중간 3루타를 내준 뒤 후속 양석환에게도 안타를 맞으며 이날 자신의 첫 실점을 기록했다.

1사 1루에 김기연에게도 좌전 2루타를 맞으며 또다시 장타를 허용한 엄상백은 김대한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을 내줬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수빈에게 우전 2루타를, 이유찬과 제이크 케이브에겐 연속 홈런까지 맞고 말았다.

결국 엄상백은 4회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조동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엄상백은 4회 두산 타자 7명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으며 결국 시즌 첫 구원 등판에서도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엄상백이 지난 5월1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25.05.15. *재판매 및 DB 금지

엄상백은 2024시즌을 마친 뒤 한화와 4년, 최대 78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2015년 프로 무대에 입문했던 그는 지난 시즌까지 10년간 KT 위즈에서 뛰며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발돋움했다.

특히 지난해 29경기에 나서 156⅔이닝을 투구하며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 데뷔 이래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활약상은 기대 이하였다.

엄상백은 전반기 15경기에 등판해 1승 6패 평균자책점 6.33으로 부진했다. 2군에서 재정비 시간도 가졌지만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한화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엄상백의 보직을 불펜으로 바꾸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엄상백은 이날 불펜으로 나선 첫 경기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며 한화의 근심을 덜지 못했다.

그가 불펜으로 역할을 바꾸고도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한화로선 다 잡은 승리를 놓치는 더 치명적인 위기도 맞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엄상백을 패전 처리 투수로 사용하기엔 그의 재능과 가치, 그리고 그를 향한 투자가 아까울 수밖에 없다.

결국 자리가 아니라 그의 반등이 중요하다. 시즌 내내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엄상백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한화의 고민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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