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총대주교 "가자지구 상황, 도덕적 용납 안 돼"

기사등록 2025/07/23 01:05:25 최종수정 2025/07/23 06:58:24

성가정성당 피격 계기 방문 후 기자회견

"강제 이주에 미래 없다…어리석음 끝내야"

[예루살렘=AP/뉴시스]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가톨릭 예루살렘 총대주교가 2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5.07.23.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가자지구를 방문한 가톨릭 예루살렘 총대주교가 인도적 참상이 충격적인 상황이라며,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22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예루살렘 총대주교는 이날 성가정성당 방문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덕적으로 용납도, 정당화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규탄했다.

피자발라 총대주교는 "굶주림은 보는 게 아니다. 경험하는 것이다"라며, 사람들은 무기력하게 돌아다녔으며 아이들은 음식을 구걸하고 있다고 전했다. 식량 가격도 급등했다고 했다.

이어 "인도적 지원은 생사와 직결된 문제"라며 "식량, 물, 의약품, 피난처가 없는 매시간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고 우려했다.

이번 방문은 가자지구 내 유일한 가톨릭 성당인 성가정성당이 이스라엘군 공격을 받은 뒤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이 고의로 성당을 공격했는지에 대해 "어떤 증거도 없다. 우린 군사 작전 전문가가 아니다"라며 "실수일 수도 있지만 모른다. (이스라엘군이) 계속해서 모든 곳을 폭격하기 때문이다"라고 비판했다.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점령,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 복수 위에선 미래가 있을 수 없다"며 "이 어리석음을 끝내야 한다. 전쟁을 끝내고 사람들의 공동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는 가자에 부재하시지 않는다"며 "상처받은 자들 속에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잔해 아래 묻히셨으며, 모든 자비로운 행동과 어둠 속의 촛불, 고통받는 자들에게 내민 모든 손길 속에 현존하신다"고 강조했다.

[예루살렘=AP/뉴시스]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가톨릭 예루살렘 총대주교(왼쪽)와 테오필루스 3세 정교회 예루살렘 총대주교가 2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기자회견 전 인사하고 있다. 2025.07.23.

성가정성당을 함께 방문한 테오필루스 3세 정교회 예루살렘 총대주교도 "깊은 슬픔과 흔들리지 않는 희망을 모두 목격했다"면서 "고통 앞에서 침묵은 양심의 배반"이라며 행동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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