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앞에 얼음 가득 채운 그릇놓고 찬바람 일으키는 '수제 에어컨' 인기
각 대학들, 긴급 에어컨 설치 계획 속 7월 초 전력수요 이미 사상 최고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중국 동북부 지역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면서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무더운 기숙사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야외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거나 방 안보다 조금 시원한 복도, 슈퍼마켓 등에서 야영하는 대학생들이 크게 늘었으며, 일부 부유한 학생은 호텔에 투숙하기도 한다고 BBC기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4∼8명이 한 방에서 함께 생활하는 중국 대학의 기숙사들은 보통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다. 일부 학생들은 선풍기 앞에 얼음을 채운 그릇을 놓아 찬 바람으로 더위를 이겨내려 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를 '수제 에어컨'이라고 부르며, 더위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6일에는 칭다오(靑島)대학교의 기숙사 경비원이 자신의 방 안에서 열사병으로 숨져 폭염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학생 1명도 이날 열사병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이 사건은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한 학생은 웨이보에 "대학의 질은 건물 수에 달린 게 아니라 소속원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에 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폭염은 점점 더 더워지고 길어지고 있다.
의학 저널 랜싯에 따르면 2022년 중국에서는 극심한 더위로 5만명 이상이 사망했고, 2023년에는 중국 북서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한 마을에서 52.5도라는 중국 사상 최고 기온이 기록됐었다. 2024년은 중국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으며, 7월은 1961년 중국이 기온 측정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더운 달이었다.
창춘(長春)에 사는 한 대학생은 "지구온난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렸을 때는 여름이라도 견딜 만 했는데 이제 여름은 점점 더 더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대학들이 에어컨 설치를 계획하는 가운데 중국 에너지 당국은 7월 초 전국의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중국 동부 지역 전력망 수요의 3분의 1 이상이 에어컨 사용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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