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로젠버그 호전 더뎌…미국에서 수술도 고려 중"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유일하게 제 몫을 해냈던 외국인 에이스마저도 결별 수순이다.
결국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시즌을 시작했던 외국인 선수 3명 모두 전반기를 마치기 전에 팀 전력에서 이탈할 위기에 놓였다.
키움은 지난 6일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와의 결별을 시사했다.
올 시즌 키움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밟은 로젠버그는 라울 알칸타라가 합류하기 전까지 키움의 유일한 외국인 투수로 뛰며 고군분투했다. 그는 13경기에서 75⅓이닝을 던지며 4승 4패 평균자책점 3.23을 작성했다.
투타 모두 침체에 빠진 가운데 선발진을 지탱하던 로젠버그는 지난달 6일 LG 트윈스전부터 고관절에 통증을 느꼈고, 이틀 뒤인 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병원 정밀검사 결과 로젠버그는 좌측 대퇴골두 골극으로 인한 대퇴비구 충돌 증후군(웃자란 뼈의 마찰로 생긴 통증)을 진단받았다. 최소 6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다.
그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지 한 달이 다 됐지만, 복귀 전망은 밝지 않다.
예상 복귀 시점이 다가오지만 통증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키움은 또 한 번 결단을 내릴 준비 중이다.
이날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로젠버그는 현재 국내에서 부상 부위 통증 완화를 위한 치료를 받고 있다.
다만 키움은 "로젠버그의 호전이 더딘 상황인 만큼 정상적인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며 "그를 미국으로 보내 현지에서 진료를 받고 수술 등 구체적인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5일 홍원기 키움 감독 역시 "현재 로젠버그의 상황이 좋지 않다"며 "시간이 지나도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젠버그가 최종 이탈할 경우 그의 빈자리는 라클란 웰스가 채울 전망이다.
로젠버그의 단기 대체 선수로 지난달 키움 유니폼을 입은 웰스는 지난 열흘간 3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3.21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는 5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도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을 기록,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기도 했다.
로젠버그가 팀을 완전히 떠나게 될 경우 키움은 올 시즌 외국인 농사에서 완전히 새 판을 짜게 된다.
시즌 개막 전 키움은 '외인 타자 2명'이라는 파격적인 선택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전반기를 마치기 전부터 위기의 연속이었다.
3년 만에 KBO 무대로 돌아온 야시엘 푸이그는 올해 40경기에 나서 33안타 6홈런 20타점 17득점을 기록, 결국 지난 5월 팀을 떠났다. 그의 빈자리는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채웠다.
역시 2할대 타율로 부진, 방출 위기에 놓였던 루벤 카디네스는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 힘줄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현재 스톤 개랫이 단기 대체 외국인 타자로 뛰고 있으나, 타율 0.203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다만 카디네스가 부상에서 복귀하더라도 전반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키움의 전력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한 해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외인 농사에 실패, 시작부터 삐그덕거렸던 키움은 결국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반기 3경기만을 남겨둔 7일 기준 88경기 26승 3무 59패로 압도적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3할 승률도 위태롭다.
이에 지난 시즌 키움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던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KT 위즈)를 향한 아쉬움이 더 깊게 남는다.
결과론적인 해석이지만 두 선수 모두 현재 각 팀에서 외국인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키움이 이들 중 한 명이라도 붙잡았다면 올 시즌 더욱 수월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쉬운 선택에 예기치 못한 변수, 불운까지 이어지며 키움의 외인 농사는 초라한 결말을 맞았고, 팀 역시 올 시즌 전반기 내내 고전을 마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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