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초 두산 최민석 상대 결승 투런포…삼성, 4연패 탈출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7월 시작과 동시에 홈런을 쏘아 올린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더욱 뜨거워질 타격감을 예고했다.
강민호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경기 초반 터진 그의 2점 홈런에 힘입어 삼성은 리드를 놓치지 않고 이날 경기를 4-1 승리로 가져왔다.
강민호는 이날 경기 2회초 1사 1루에 두산 선발 최민석의 5구째 슬라이더를 당겨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4경기 만에 친 시즌 6호 홈런이다. 아울러 지난해에도 7월 첫 경기부터 아치를 그렸던 강민호는 2년 연속 기분 좋은 한 달의 시작을 알렸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던 강민호는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양손으로 숫자 7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그는 "제가 작년에 7월 활약이 좋았어서, 올해도 7월 시작했으니까 한번 힘내보겠다는 의미로 한 세리머니"라고 설명했다.
강민호는 "뭔가 7월에는 야구가 잘 됐었다. 오늘도 사실 타격감이 좋지는 않았지만, 첫 타석부터 홈런이 나오면서 '7월엔 더 좋은 일이 많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즐겁게 경기에 임했다"고도 덧붙였다.
지난달 삼성은 부침이 많았다. 4위에서 6월을 시작해 3위까지 찍으며 선두권을 노렸으나, 최하위 키움에 스윕패를 당하는 등 연패에 빠지며 7위까지 내려앉았다.
강민호 역시 "고척에서 안 좋은 경기를 하고 와서 선수들의 마음이 조금 무거웠다"며 "이제 전반기가 9경기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선수들끼리도 더 힘내보자고 얘기했다. 오늘 첫 경기를 이겨서 다행인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달 저희가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고도 5할 승률을 맞췄다. 이건 굉장히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반기를 잘 마무리해 후반기엔 반격할 수 있도록 잘 해보겠다"고도 다짐했다.
7월에 강하다고 스스로 자부했지만 더운 날씨에 더욱 힘이 드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특히 포수라는 포지션, 그것도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체력적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강민호는 "솔직히 안 힘들다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래도 잠을 많이 자려고 하고, 성격 자체가 '힘들어도 그냥 하자' 생각하는 편이다.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솔직히 경기를 뛸 수 없을 만큼 힘들면 안 나가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저는 참고 할 수 있겠다 싶으면 웬만하면 나간다. 경기를 하다보면 '경기 체력'이 또 생기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마냥 긍정적인 강민호이지만, 이날 경기 9회말은 쉽지 않았다.
이날 9회말 삼성의 마무리로 올라온 이호성은 크게 흔들렸다. 1이닝 동안 볼넷만 3개를 내줬다. 어이없는 야수 실책도 나오며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1사 이후 만루 위기가 계속되며 강민호는 역전의 불안에 떨어야 했다.
강민호 역시 "'스트라이크 던져라. 상대 타자는 못 쳐라' 하면서 기도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연패가 아니었다면 실책이 나오더라도 경기가 끝나는데, 연패일 때는 상황이 계속 꼬인다. 마지막까지 정말 긴장했다. 특히 두산의 김동준이 들어왔을 땐 홈런을 칠 것 같아서 (불안했다) 그냥 계속 기도만 했다"고 돌아봤다.
그럼에도 이호성은 결국 김동준을 내야 뜬공으로 잡아내며 1실점으로 경기를 마치고 이날 삼성의 승리를 지켰다.
강민호는 이호성을 비롯해 올 시즌 함께 합을 맞추고 있는 젊은 불펜 투수들을 격려했다.
그는 "오늘 같은 경기는 무조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배찬승이나 이호성이나 잘 던질 때도 있고, 많이 맞을 때도 있다. 저는 그들에게 항상 '많이 맞아야 좋은 선수가 된다. 안타 맞는 것을 신경 쓰지 말아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친구들에게 연봉을 물어보니까 3000만원이라더라. 그래서 '이미 3000만원 만큼의 밥값은 다했다. 즐기면서 해라'라고 조언해 주고 있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da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