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YD, 브라질에 전기차 공세…현대차와 경쟁 '치열'

기사등록 2025/06/30 14:30:44

올해 브라질 내 전기차 등록, 역대 최고 수준

브라질 정부, 수입 전기차 관세 면제 후 복원

중국차 늘어나자 업계 "관세 조기 인상해달라"

현지 시장 노리는 현대차도 전략 재조정할 듯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2025.04.2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중국 전기차 업체인 BYD(비야디)가 브라질 수출 물량을 늘리며, 현지 점유율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브라질 정부의 수입 전기차 관세 인상 전에 물량을 더 수출한다는 전략으로, 현지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현대차와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조짐이다.

30일 업계와 브라질 자동차산업협회(Anfavea)에 따르면 올해 1~5월 브라질의 누적 자동차 등록 대수는 98만61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이 중 친환경차는 전체의 10.4%를 차지해 관련 통계 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BYD는 브라질에서 7만6713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28% 급증했는데, 이는 브라질 전체 전기차 시장의 43.3%에 해당한다.

브라질 정부는 전기차 도입 촉진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수입 전기차에 관세를 면제해 왔다. 이 같은 정책에 BYD, GWM(만리장성차), Chery(체리자동차) 등 중국 업체들이 대거 진출했다. 올해 브라질 시장을 겨냥한 중국산 전기차 수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2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관세를 단계적으로 복원하고 있다. 지난해 1월 10%로 시작해 오는 7월부터는 25%, 2026년 7월엔 35%까지 인상할 예정이다.

현지 완성차 업계는 중국산 전기차의 빠른 유입에 우려를 표한다.

이고르 칼베트 브라질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중국산 모델이 이례적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다"며 "중국산 차량이 낮은 세금 혜택을 받고 있어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 위험한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 측은 브라질 정부에 전기차 관세 인상 시기를 앞당겨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증하는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는 브라질에서 입지를 키우려는 현대차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과 시장 선점 측면에서 현대차의 경쟁 요인이 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브라질 시장에서 전동화를 선도하기 위해 아이오닉 5와 코나 일렉트릭, 기아 EV5 등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수소와 첨단항공모빌리티(AAM), 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다만 현지 생산 확대나 부품 조달망 구축이 뒤따르지 않으면 시장 확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관세 인상 이후의 시장 재편을 고려한 중장기 전략이 요구된다는 분석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가 저가 공세로 브라질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현대차 입장에선 현지 생산, 가격 정책, 공급망 재설계 등 단순 판매 확대를 넘어선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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