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1년 더 성숙한 의회"…상임위 생중계 시스템도 구축
26일 후반기 임기 반환점을 돈 김낙우(2선·충주라) 충북 충주시의회 의장은 '무소속'이다. 제9대 시의회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등원했으나 후반기 의장 선거 직후 자의반 타의반으로 당적을 잃었다.
관례대로 다수당인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추대를 받아 본회의 선거를 거쳐 의사봉을 잡으려 했으나 당 소속 시의원들의 표가 갈리면서 소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지원을 받아 당선했다.
이를 '야합'으로 규정한 국민의힘이 그를 제명했고, 김 의장은 2001년부터 23년 몸담았던 당을 떠났다. 그는 "20여년 당적을 의장 자리와 바꿨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당적 상실이 균형감 있는 의장직 수행에는 되레 도움이 됐다. 후반기 상임위원회 구성과 위원장 선출부터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줬다.
민주당 소속의 한 시의원은 "(김 의장을)지지해 준 소수당을 더 도와줄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은 않더라"면서 "하지만 무소속 의장 덕분에 민주당의 원내 의사 결정과 집행부 견제 기능이 강화된 측면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소관 상임위원회가 부결 처리한 안건을 다수당과 같은 당 소속 의장이 본회의에 부쳐 힘으로 통과시키는 '횡포'는 비일비재하다.
소수당은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하거나 집단 퇴장하는 방식으로 저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무소속 의장이 자리를 지킨 후반기 시의회에서 그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의회는 국민의힘 11명, 민주당 8명으로 출발했다. 김 의장 등 2명이 당적을 상실하면서 9대 8 그리고 무소속 2명으로 재편한 상태다.
그가 올해 시의회 신년화두를 같은 목표를 위해 일치단결된 마음을 갖는다는 의미의 동심동덕(同心同德)을 채택한 것은 이 때문이다. 자신을 적대적 시선으로 바라보던 국민의힘 시의원 대부분 후반기 의장 선거 이전의 선후배 또는 동료로 돌아갔다.
마음속에 여야가 존재하지 않는 김 의장의 시의회 운영은 매우 중립적이다. 특히 일찌감치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의지를 밝힌 그는 '무소속 의장' 실험까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야인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의 개인별 의정활동 성과를 동영상으로 제작 중이고 본회의뿐만 아니라 상임위원회 실시간 중계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김 의장은 "후반기 시의회는 가장 기본적인 입법기관 기능 수행에 충실했고 여러 가지 성과를 냈다"며 "제작 중인 의정활동 성과 동영상을 통해 열심히 일하는 지역구 시의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9대 시의원 모두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당선해 (시의회로)돌아오게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면서 "남은 1년 여야 시의원들은 더 성숙하고 전문성 있는 의정활동으로 시민의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bcl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