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 룰라 이미 두 차례 만나” “모디 총리 초청, 시 주석 들러리 우려”
“일정 중복” 설명에도 여러 이유 분분…주최국 브라질은 불만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6일고 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불참한다.
2009년 브릭스 출범 이후 중국 최고지도자가 참석하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의 불참에 대해 몇 가지 이유가 거론되고 있으나 브라질 관리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시 주석이 불참하는 것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과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이미 두 차례나 만난 것도 주요 이유라고 보도했다.
SCMP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브라질 정부에 시 주석의 일정이 맞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리창 총리가 2023년 인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처럼 시 주석을 대신해 중국 대표단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와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셀락(CELAC) 포럼 때 룰라 대통령을 만났다. 셀락은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 공동체로 33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후 브릭스 정상회의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2023년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는 주요 행사 중 하나였던 포럼에 갑자기 나타나지 않고 왕원타오 상무부장을 보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시 주석은 온라인을 통해 회의에 참석했다
브라질 외무부는 24일 SCMP에 “외국 대표단의 내부 협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브라질 신문 폴랴 드 상파울루와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참여에 대한 정보는 적절한 시기에 공유될 것”이라고 말했다.
궈 대변인은 중국이 브라질의 브릭스 의장국 지위를 지지하고 회원국간 더욱 긴밀한 협력을 촉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불참에 브라질 관리들은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SCMP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룰라 대통령이 선의의 표시로 5월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도 리우 정상회담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브릭스 정상회의에 룰라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국빈 만찬에 초대한 것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았다고 SCMP는 전했다. 시 주석이 그 모임에서 조연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부재는 수개월 동안 여러 가지 추측의 대상이 되어 왔다.
2월에는 룰라 대통령의 국제 문제 특별 고문인 셀소 아모림이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이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아모림은 “중국 없는 브릭스는 브릭스가 아니다”고 말했다.
아모림 고문은 미국이 파리 협정과 세계보건기구를 탈퇴하는 등 국제 규칙을 어긴 상황을 언급하며 이런 시기에 시 주석 참석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공동 대응에 중국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 전승 80주년에 만난 데 이어 9월 3일 중국의 항일 및 반파시스트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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