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윤혁 인턴 기자 =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초호화 결혼식을 계획했지만 혼잡을 우려한 현지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장소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약혼녀 로렌 산체스와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 간 베니스의 한 홀에서 결혼식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결혼 소식이 알려지자 도시 혼잡을 우려한 베니스 시민들은 '베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No space for Bezos)'라는 이름의 단체를 조직하고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리알토 다리에 "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종탑에는 베이조스 이름 위에 'X' 표시가 그려진 대형 현수막을 펼치는 등 결혼 반대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를 주도한 페데리카 토니넬리는 "베니스가 주민이 아닌 관광객을 중심에 두고 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몸으로 거리를 가득 채우고, 풍선과 보트 등으로 운하를 막을 것이며, 베이조스는 절대 미세리코르디아에 오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참가자 마르타 소토리바도 "의회가 이윤의 논리에 굴복했다"면서 "이런 대형 행사가 열릴 때마다 많은 관광객이 몰려 도시가 마비된다"고 불만을 표했다.
시위는 최근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영국 캠페인 단체 에브리원헤이츠일론(Everyone Hates Elon)까지 가세하며 더욱 확대됐다.
이들은 베니스 산 마르코 광장에서 "결혼식을 위해 베니스를 임대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세금을 낼 수 있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배너를 펼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시위대는 곤돌라를 타고 도착하는 하객들을 저지하기 위해 악어 풍선을 운하에 던지려는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이렇게 계속된 반발에 베이조스 측은 결국 결혼식 장소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 토마소 카치아리는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베조스는 도망 중이다. 이는 돈 없는 소수의 사람들이 지구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을 상대로 따낸 미친 승리다"라고 말했다.
한편 결혼식 행사에 앞서 베이조스와 산체스는 5억달러(약 6800억원) 규모의 슈퍼요트 '코루호'에서 선상 파티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상에는 수영복 반바지를 입은 베이조스가 코루호 갑판에서 산체스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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