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을숙도문화회관
"현대판 블랙리스트" 비판
"접수 기간이 아니었다" 해명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부산의 한 문화회관이 노무현재단 주최 공연의 대관 신청을 거부한 데 대해 예술계는 '현대판 블랙리스트'라며 비판했고, 문화회관 측은 접수 기간이 아니었다는 등의 마땅한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20일 부산 지역 예술인과 민간 예술단체 아리클래식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 이성섭 을숙도문화회관(문화회관) 관장에게 노무현재단 주최 시민 공연을 위한 대관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 관장은 이들에게 '정치적인 행사'라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역 예술인과 노무현재단 측은 정치적 공연이 아닌 순수예술공연이라고 설명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부산의 한 예술인은 "좋은 공연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할 문화회관 관장이 공연을 하겠다고 상담하는 데도 정치적인 잣대로 전면 차단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현대판 블랙리스트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예술인들이 공연조차 할 수 없게 하고, 관객들은 좋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하게 한 전형적인 이념적 편향성으로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문화회관 운영 기관인 사하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공론화했다.
문화회관은 당시 대관 신청을 받지 못한 사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화회관 관계자는 "이 공연 문의를 받았을 때는 기존 대관 신청을 위한 정기, 수시 접수가 다 마감된 시기였다"며 "대관에도 절차가 있기에 접수 기간이 아닌 날의 신청은 애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문화회관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회관도 마찬가지로 정치적 목적의 행사나 대관은 어렵다고 내부 규정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문의 시기도 탄핵이나 대선 등의 정치적 이슈가 많았을 때라 더욱 민감하게 다룰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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