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타격 부진 속 3번→6번으로 타순 변경
'호수비·결승타' 활약에도 타율은 0.248 그쳐
[서울=뉴시스]신유림 수습 기자 = 10년 만에 7연승을 질주 중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이 타격감을 되살리기 위해 의지를 다졌다.
구자욱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6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구자욱은 5월 타율이 0.236에 그치며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특히 LG와의 앞선 두 경기에선 매 타석 침묵하며 수차례 기회를 놓쳤다. 결국 이날 상위 타선인 3번이 아니라 6번 타순에 배치됐다.
이날 역시 경기 초반앤 잘 풀리지 않았다. 앞선 네 번의 타석에선 세 번이나 삼진을 당하며 소득 없이 물러났다.
그러다 경기 막판인 9회초 드디어 긴 침묵을 깨는 안타가 터졌다.
구자욱은 팀이 5-4로 근소하게 앞선 9회초 1사 1, 2루에서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삼성은 아슬아슬한 한 점 차 리드 상황에서 구자욱의 안타로 소중한 1점을 더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구자욱은 "5타수 무안타나, 4타수 무안타나 똑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 있게 스윙해서 삼진도 시원하게 먹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비록 공격에선 다소 부진했지만 이날 그는 호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하기도 했다.
1-1로 팽팽했던 2회말 2사 2, 3루 실점 위기에서 상대 박해민은 큼지막한 장타성 타구를 때렸고, 구자욱은 이를 뒷걸음치며 간신히 잡아냈다. 위기를 넘긴 구자욱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며 크게 환호했다.
구자욱은 당시 상황에 대해 "공은 안 보고 궤적만 생각해서 잡았다. 이종욱 수비코치님과 연습했던 것이 결과로 나와서 너무 기뻤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구자욱은 이날 자신의 수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호수비 이후 내 판단 미스로 안타를 내줘서 데니 레예스한테 너무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3회말 무사 1루에서 오스틴 딘이 잡아당긴 플라이성 타구를 빨리 내려와 잡지 못해 안타가 된 것에 대한 미안함의 표시였다.
두 차례 결정적인 활약에도 맘껏 웃지 못한 것은 최근 타격 부진을 겪고 있는 탓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29경기에 나서 169안타 33홈런 타율 0.343 OPS(출루율+장타율) 1.044를 기록,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던 구자욱은 올 시즌 아직 2할 중반대 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6번 타자로 나선 그는 "제가 계속 득점권에도 흐름을 끊어서 타순이 내려가겠다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감독님이 배려해주셔서 (6번으로 나섰고) 좀 편하게 타석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휴일까지 반납하며 되살아난 타격감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자욱은 "올 시즌 유독 (타격감이) 이틀을 안 가더라.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내일도 방망이를 잡고 쳐야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아울러 그는 연승을 달리는 캡틴으로서 선수들에게 감사함도 전했다. "선수들이 내 몫까지 잘해주고 있어 고맙다. (나도) 선수들이 힘들 때 그들의 몫을 다하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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