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된 허훈, 형이 뛰던 KCC로 이적…11년 만에 한 팀에서 뛰어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두 아들인 허웅과 허훈은 연세대 시절 이후 11년 만에 한솥밥을 먹는다.
프로 무대에서 허웅, 허훈 형제가 한 팀에서 뛰는 것은 처음이다.
허웅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원주 동부(현 원주 DB)에 입단했다. 허훈은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부산 KT(현 수원 KT)의 선택을 받았다.
2021~2022시즌 뒤 FA가 된 허웅은 KCC와 5년 계약을 맺고 팀을 옮겼다. 허훈은 프로 데뷔 이후 한 팀에서만 뛰었고, 이번에 처음 FA가 됐다.
이후 둘은 상대 팀으로 만나 맞대결을 펼쳐오다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게 됐다.
허웅, 허훈 형제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다는 등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적은 있다.
형과 한솥밥을 먹게 된 허훈은 29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형과 많은 경기를 함께 치렀고, 호흡을 맞추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형 뿐 아니라 (이)승현이 형, (송)교창이, (최)준용이 형도 있어서 재미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허웅은 슈팅가드고, 허훈은 포인트가드다. 허훈은 형의 슈팅 능력을 한껏 살리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허훈은 "형은 슈팅 능력이 좋은 선수라 내가 패스해주면 골로 잘 연결했으면 좋겠다. 둘 다 공을 오래 소유하고 있는 편이지만, 형은 스페이싱이 되는 선수라서 내가 어떻게 잘 살릴까 고민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스스로 결정을 내렸지만, 허훈이 KCC로 이적을 결심하는데 형의 영향이 없지는 않았다. KCC는 아버지 허재 전 감독이 2005~2015년 사령탑을 지냈던 곳이라 친숙함도 있었다.
허훈은 "이적을 결심한데 형의 영향도 있었지만, 결국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일생일대 중요한 기회인 만큼 내가 선택했다"며 "아버지가 KCC 감독일 때 자주 봤던 팀이라 편한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허웅은 "계속 설득은 해왔다. 그러나 훈이가 결정해야 했다"며 "훈이가 좋은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만 했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반응이 어땠냐'는 말에 허웅은 "장남이 이야기하라고 하셨다"며 마이크를 들었다.
허웅은 "아버지가 KCC에서 오랫동안 감독 생활을 하셨고, 현재도 KCC 회장님과 연락하며 잘 지내신다. KCC가 명문 구단이라는 것을 잘 아는 아버지는 훈이가 마음을 정했을 때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또 "훈이가 KCC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삼부자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셨다. 긍정적으로 바라보셨고, 훈이가 KCC를 선택하기를 바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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