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다음달 1일 대법관 등 881명 판사 선출 ‘사법부 선거’

기사등록 2025/05/29 04:39:38 최종수정 2025/05/29 06:04:25

전임 대통령 자신의 정책 법원 제동걸리자 ‘사법 개혁’으로 도입

“사법부 정치화와 독립성 약화 경고” 국내외에서 나와

“부패와 책임감 부족 사법제도 바꿔야” 주장도

[멕시코시티=AP/뉴시스] 지난해 9월 5일 멕시코시티 대법원 건물 밖에서 정부의 사법 개혁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집회를 갖고 있다.2025.05.2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멕시코에서는 다음달 1일 대법관 등 연방 및 지방법원 판사 881명을 투표로 선출하는 ‘사법부 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방 대법관 9명, 선거 재판소·행정 징계 재판소·기타 연방 사법기관 판사 등을 뽑는다. 2027년엔 32개 주(州) 법원 판사 약 1800명도 선거로 뽑을 예정이다. 임기는 9∽12년.

판사를 선거로 선출하게 된 것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사법 개혁'의 일부로 헌법을 개정해 이뤄졌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국영 전력 기업 강화, 군의 공공 안전 담당 배치 등 자신이 추진한 정책들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판사들이 국민이 아니라 재벌, 정당에 충성한다”며 “법관을 직접 선출하면 국민을 위한 정의가 실현된다”고 주장했다.

법관 선거에 반대하는측은 견제와 균형을 약화시키고 독립적인 규제 및 감독 기관을 없애려는 집권당의 캠페인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대법원과 연방 판사직 후보는 법학 학위, 평균 학점 3.2, 5년 이상의 전문 경력, 그리고 이웃이나 친구의 추천서 5통만 있으면 된다.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현지 시각) 법관 선출을 위한 60일간의 선거 운동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후보들은 선거운동 기간 소규모 대중 연설, SNS를 통한 발표,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당초 1만8000 가량 지원했으나 선관위는 적격 심사와 평가위원회 평가 등을 통해 3422명을 후보자로 선발했고 사퇴 등을 뺀 최종 후보자 수는 3396명으로 정해졌다.

AP 통신은 “투표용지에 오른 사람들은 정부 3부 인사들로 구성된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발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출마 자격을 얻기 위해 필요한 학위와 경력 외에도 에세이 작성, 친구 및 동료의 추천서 등이 필수적으로 제출됐다.

미국 등 외국 정부와 멕시코의 시민사회 단체들은 선거로 법관을 선출하는 것은 사법부가 정치화되고 독립성이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정당은 물론 마약 조직이나 갱단이 우호적인 판사를 선출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원자 중 후보자를 결정한 평가위원회 위원 대부분이 집권 여당인 모레나당이 장악하고 있는 입법부나 행정부에서 임명돼 공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사법부가 부패와 책임감 부족 등으로 가득차 사법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대법관 선거에 나선 북부 국경주인 누에보 레온의 인권위원회 전 위원장이자 학자인 미네르바 마르티네스 가르사는  “우리에게는 결과를 내는 사법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