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수자 차별 조사하던 기관들, 백인 차별 조사에 집중

기사등록 2025/05/27 11:04:00

"다양성, 공정성, 포용성 주장 표적 삼을 것" 메시지

평등고용위 등 내세워 시카고시, 하버드대, 로펌들 조사

[앤드루스 공군기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각)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 헬기에서 내려 전용기에 탑승하러 이동하고 있다. 옆은 89수송편대장 앤젤라 오초아 대령이다. 트럼프가 흑인과 여성 등 소수자 차별 조사에 집중하던 인권기관들로 하여금 백인 권리 신장에 몰두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2025.5.2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소수 집단 권리를 보호하는 인권 단체들을 공격함으로써 백인 남성들의 권리 신장을 꾀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가 과거 흑인, 여성, 기타 소수 집단에 대한 차별을 조사해온 정부 기관들에게 이들을 돕는 단체들을 조사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마야 와일리 시민 및 인권 지도자회의 대표는 트럼프 정부가 “다양성, 공정성, 포용성, 접근성에 대해 생각하거나, 말하거나, 지지한다고 주장하는 순간 표적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대선 당시 “이 나라에 반백인 정서가 분명히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었다.

재집권한 트럼프는 다양성 증진 프로그램이 무능력한 사람들의 고용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면서 다양성 증진 프로그램들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 연방 기관 여러 곳이 새로운 조사에 착수했다.

26일에도 법무부 인권국이 시카고 시장 또는 기타 관계자들이 흑인들을 고위직에 다수 임명함으로써 차별적 고용 관행을 보였는지를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이 연설하면서 시 고위직에 임명된 흑인 수를 자랑한 것이 발단이 됐다.


교육부 인권국도 시카고 공립학교의 “흑인 학생 성공 계획”이 인권법 위반인 지를 조사하고 있다. 학업 성취도가 낮은 흑인들을 다른 학생들보다 우대한다는 것이 이유다.

지난달,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가 하버드대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하버드대가 지난 10년 동안 소수 인종, 여성, 제3의 성 교수들의 종신 재직 비율을 늘리는 반면 백인 남성들의 비율은 줄이는 차별 고용을 했다는 것이 이유다.

직장 내 차별을 주로 다루는 EEOC(평등고용기회위원회)는, 트럼프 정부가 자신의 정책 기조를 따르지 않는 기관들을 압박하는 강력한 도구가 돼 있다.

지난달 EEOC는 미국 내 최대 로펌 20곳의 채용 관행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로펌들이 흑인 및 히스패닉 변호사를 유치해 보다 다양한 인력을 구성하려 노력한 것이 백인 지원자에 대한 차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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