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28일은 '세계 혈액암의 날'
세계 35초마다 한명씩 혈액암 진단
헌혈·조혈모세포 기증 생명 나눔을
27일 대한혈액학회에 따르면 혈액암은 폐암, 간암, 위암 등의 고형암에 비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결코 드물지 않은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35초마다 한 명씩 림프종이나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을 진단 받고 있다. 혈액암은 신생아부터 80~90대 고령층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 가능성이 있다.
혈액암은 크게 급성 백혈병, 만성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으로 분류된다. 급성 백혈병은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백혈구가 급속히 증식하는 질환으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백혈병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진행된다. 림프종은 림프계에 발생하는 암으로 주로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의 림프절이 커지고, 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골 파괴, 빈혈, 신기능 저하 등을 동반한다.
혈액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주요 증상들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불명의 발열, 식은땀, 체중 감소, 극심한 피로감과 같은 전신 증상이나 쉽게 멍이 들거나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경우, 창백함과 같은 혈액 관련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전문의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 또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의 림프절이 커지는 경우, 복부 팽만감, 골 통증, 감염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표적 치료제, 면역 항암제, CAR-T 세포치료 등 혁신적인 치료법들이 도입되면서 혈액암 환자들의 생존율과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됐다. 특히 조혈모세포 이식 기술의 발달로 많은 환자들이 완치의 희망을 갖게 됐다.
일반인들은 헌혈을 통해 생명을 나눌 수 있다. 혈액암 환자들에게 수혈은 생명줄과 같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빈혈이나 혈소판 감소증으로 인해 정기적인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헌혈의집이나 적십자사를 통한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도 중요하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많은 혈액암 환자들에게 완치의 기회를 제공하는 치료법이지만, 이식에 적합한 기증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장기 이식이나 골수 이식의 성패를 좌우하는 조직 적합성 항원이 형제자매인 경우 약 25% 확률로 일치하지만, 혈연 관계가 아닐 경우 약 2만 명 중 1명꼴로 일치한다. 기증 희망자 수가 많을수록 환자에게 적합한 기증자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혈액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변에 알려 환자들이 편견이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상처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석진 대한혈액학회 이사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치료가 어려웠던 재발성 혈액암 환자들도 새로운 면역치료제 덕분에 희망을 갖게 됐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적합한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찾지 못해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아 건강이 허락한다면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에 적극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절망할 필요는 없다"며 "환자들과 가족들께서는 희망을 잃지 마시고, 의료진과 함께 끝까지 싸워나가시길 바란다. 학회도 더 나은 치료법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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