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이달 초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우승
"샷·쇼트 게임·코스 관리 능력 더욱 좋아져"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에비앙 챔피언십"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약 41억원)을 제패하고 귀국한 유해란이 프로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시즌 목표로 잡았다.
유해란은 21일 서울 영등포구 루나미엘레에서 취재진과 만나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전에 메이저 대회(셰브론 챔피언십)를 치렀는데, 마지막 날에 잘 치지 못했다. 그 대회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 한국이랑 미국 무대를 합쳐 통산 8승인데,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다. 올 시즌 남아 있는 4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지난 5일 유해란은 미국 유타주 아이빈스의 블랙 데저트 리조트 골프코스(파72)에서 끝난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정상에 올랐다.
대회 내내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자, 지난해 9월 FM 챔피언십(총상금 380만 달러·약 52억원) 이후 약 8개월 만에 달성한 LPGA 투어 통산 3승이다.
"올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정도로 시즌 초반이 좋지 않았다"고 운을 뗀 유해란은 "이렇게 우승이 빨리 올 줄 몰랐다. 좋은 성적이 선물처럼 와서 감사하다. 시즌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했다.
유해란은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우승 이후 미즈호 아메리카(총상금 300만 달러·공동 26위)를 치른 뒤 귀국해 재정비에 들어갔다.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오는 29일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 힐스(파72)에서 열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 여자오픈에 집중한다.
유해란은 "미국 메이저 대회는 한 주가 정말 길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스트레스가 심하다. 한국에 와서 재정비하고 있는데, 샷도 좋아지고 있고 쇼트 게임이나 코스 관리 능력도 이전보다 좋아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나만 잘 준비하면 될 것 같다. US 여자오픈에 가서 잔디 적응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US 여자오픈 우승을 위해 계산한 게 있다면.
"그렇게 계산적인 사람은 아니다. 어느 정도 해야 되고 이런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메이저 대회는 길다. 드라이버 비거리도 중요하지만 세컨샷 역시 길어지기 때문에 정확도도 중요하다. 메이저 대회는 그린 주변 쇼트 게임 리커버리가 정말 중요하다. 얼마나 잘 인내하느냐에 따라 우승컵이 달린 것 같다. 그린 주변을 더 잘 대비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가장 우승하고 싶은 메이저 대회는.
"모든 대회가 좋다. 굳이 하나만 꼽자면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약 110억원)인 것 같다. 중학교 2학년 때 에비앙 주니어 챔피언십에 나가서 잘 쳤던 좋은 기억이 있다. 이듬해에 본 대회에 나갔는데 너무 어려웠다. 부족한 걸 많이 느꼈는데, 지금은 세월도 많이 흘렀으니 (우승하고 싶은 대회를) 하나만 꼽자면 에비앙 챔피언십이다."
-시즌 첫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 같은데.
"셰브론 챔피언십은 작년에도 잘 쳤다. 다만 내가 화를 더 못 다스린 것 같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선 지난해 처음 톱10을 했다.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쳐서 톱4로 마무리했던 걸로 기억한다. 작년 대회 마지막 날의 좋은 기억을 갖고 다가올 대회도 열심히 준비하겠다."
"스윙은 솔직히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때 뭐가 문제였는지 찾았다. 근데 혼자 찾은 거라 코치님한테 피드백을 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코치님께서 그게 맞다고 말씀해 주셨다. 샷도 좋고 컨트롤도 좋아 만족스러운 한국 일정이 됐다. (스윙의 어떤 부분이 문제였는지?) 팔의 움직임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몸을 쓰기보단 팔을 많이 써서,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공이 간 것 같다. 그걸 고치기 위해 팔을 조인다는 느낌으로 플레이했다. 한국에 와서 코치님께 여쭤보니 그게 맞다고 해주셔서 확신을 가졌다."
-스트레스 등 어려운 점이 있다면.
"솔직히 첫해는 이동하는 것도 언어적인 부분도 어렵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 조금 스트레스인 건 아직 영어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이다. 볼은 언제는 잘 맞고 언제는 잘 안 맞기 때문에, 너무 깊이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멘털 관리 비법은.
"모든 홀과 게임이 좋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다. 오늘 하루가 내 골프 인생의 마지막이 아니고, 이미 지나간 일이니, 내가 한 실수는 기억하되 감정은 빨리 잊으려고 한다. 다들 차분해 보인다고 하지만 나도 화가 나고 짜증도 많다. 그래도 조금만 표출하면서 빨리 떨쳐내려고 한다."
-미국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지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너무 훌륭하다. 조언이 아닌 조언을 하자면, 너무 걱정이 많은 것 같다. 이미 선배 언니들께서 길을 너무 잘 닦아주셨기 때문에, 걱정보단 직접 와서 경험하고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일단 와서 부딪히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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