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가 작품 '소년이 온다'를 통해 다룬 '고교생 시민군' 고(故) 문재학 열사를 비롯해, 5·18 대표곡 '님을 위한 행진곡'과 여러 판소리·창작극 등의 주인공이 된 '시민군 대변인' 고 윤상원 열사의 생애에 이목이 쏠린다.
국가보훈부는 오는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제45주년 5·18 정부기념식을 갖는다.
'함께, 오월을 쓰다'를 주제로 거행되는 이번 기념식에는 1980년 5월 광주의 민주주의를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기억·기록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특히 올해 기념식은 그간 문학·예술계가 다룬 5·18 속 특정 열사의 일대기에 주목, 여는 공연 '영원한 기억'을 통해 소설과 노래로 기록된 민주유공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한다.
보훈부는 기념식을 통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작품 '소년이 온다'가 소재로 삼은 문 열사, 시민군 대변인이자 민주화운동을 이끈 윤 열사를 조명한다.
문 열사는 1980년 광주상업고등학교 1학년 재학 도중 5·18을 마주했다.
문 열사는 광주시내를 지나다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동창이었던 양창근 열사가 숨져 있는 모습을 보고 친구들과 함께 시민군에 합류했다.
문 열사는 5월22일부터 옛 전남도청에서 시신을 수습하거나 유족을 안내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5월25일 어머니 김길자 여사의 절절한 귀가 호소에도 '초등학교 동창이 죽었다. 계속 남아있겠다'고 밝혔다.
문 열사는 시민군과 계엄군 사이 최후항전이 벌어진 5월27일 새벽 같은 학교 동급생 고 안종필 열사와 함께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숨졌다.
문 열사의 일대기는 소설 속 주인공으로 되살아나 오늘날까지도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윤 열사의 행적도 5·18 대표곡 '님을 위한 행진곡' 등으로 익히 조명돼왔다.
윤 열사는 1978년 광주 광천동 들불야학에서 노동권과 평등 사회의 중요성 등을 가르치며 노동·빈민·학생·문화 운동의 선구·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윤 열사는 1980년 5월 민족 민주화 대성회·민주수호 범시민 궐기대회 주도, 투쟁위원회 조직 등으로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다.
윤 열사는 같은 해 5월26일 궐기대회 결의문에서 항쟁을 '군사 정변을 거부하는 민주화운동'으로 정하고, 광주의 슬픔·고통·절망을 함께 느끼고 끝까지 끌어안아 역사를 바른 길로 이끌었다. 다음 날 새벽 시민군 대변인으로 옛 전남도청을 지키다 계엄군 총탄에 맞아 산화했다.
윤 열사 사후에는 예술로서 그를 추모하는 작품들이 연이어 발표됐다.
1982년 2월 20일 광주 망월동 묘역에서는 윤 열사와 고 박기순 열사의 영혼 결혼식이 열렸고,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님을 위한 행진곡'이 만들어졌다.
2017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인 임진택을 통해 창작 판소리 '윤상원歌'가 제작됐다. 1부 '소리꾼 윤상원'과 2부 '시민군 윤상원'으로 구성된 작품은 윤 열사가 생애 도중 겪은 고뇌를 풀어냈다.
보훈부 관계자는 "45년 전 오월 광주의 희생과 헌신은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큰 토대"라며 "이번 기념식을 통해 세대와 지역, 이념을 초월한 5·18민주화운동의 흔들리지 않는 가치를 재확인하고, 국민통합의 구심체로서 오월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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