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발급 중단·기존 계좌로 입출금 안내 등
[원주=뉴시스]홍춘봉 기자 = 불법 온라인 도박자금의 온상으로 지목된 신협은행 가상계좌가 여러 차례에 걸친 본보 보도 이후에도 여전히 불법 자금 유통 창구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단체 ‘도박없는학교’는 “이달 초 뉴시스 보도 이후 신협은행이 신규 가상계좌 발급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가상계좌를 통한 불법 도박 자금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도박없는학교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협 가상계좌 정보를 공유하며 자금을 자유롭게 입출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 9000명이 활동 중인 국내 최대 불법 도박 정보 공유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신협은행 가상계좌 발급중단 소식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비밀방’을 개설, 대체 계좌와 향후 자금 경로를 논의하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조호연 도박없는학교 교장은 “신협이 신규 가상계좌 발급을 멈췄지만 이미 발급된 계좌들은 여전히 불법 도박 사이트의 자금 거래에 활용되고 있다”며 “규모가 큰 도박 사이트들은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와의 인맥을 이용해 이 같은 불법 거래를 공공연히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과거에도 은행권 가상계좌 비리가 언론에 보도되면 PG사들은 ‘일부 가맹점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해왔지만, 이번 사안은 자금 규모조차 훨씬 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협과 PG사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박없는학교는 이와 관련해 해당 신협과 PG사들을 금융감독원, 사법당국뿐 아니라 국세청에도 추가 고발할 계획이다.
한편 원주 S신협은 취재진의 수차례 연락과 SNS 문의에도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 교장은 “원주 S신협은 언론 보도 이후 연락을 피하고 있으며 공문을 통해 ‘도박없는학교 연락처를 모른다’는 해명을 내놨다”며 “자신들이 발급한 가상계좌가 어떤 범죄에 활용되고 있는지조차 관리하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도박없는학교와 뉴시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회 자료를 확인한 결과 2024년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간 원주 S신협이 발급한 35만개의 가상계좌를 통해 총 5조3146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유통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강원랜드 2024년 카지노 매출(1조2451억원)의 4.2배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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