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 창단 40주년 기념 음악회'
음악으로 실험했던 생상스 작품 선보여
라일란트 절제된 몸짓, 로르티 관록 조화
공연장 밖 관객 취향 찾아주기 이벤트도
'코심'은 이후 1987년 국립극장 상주단체를 거쳐 2001년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단체, 예술의전당 상주단체로 지정됐다.
김민·박은성·최희준·임헌정·정치용이 음악감독을 역임했고, 2022년 다비트 라일란트가 제7대 예술감독으로 취임했다. 그해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KNSO)'로 거듭났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악단의 초대 정신인 '음악이 흐르는 삶'을 계승해 연주·작곡·지휘 분야 인재 발굴 및 일상 속 클래식 음악 향유에 앞장서 왔다.
상주작곡가 제도를 비롯해 신진 작곡가를 발굴하는 '작곡가 아틀리에', 지휘자를 육성하는 '국제지휘콩쿠르', 젊은 연주자를 위한 교육·교류 프로그램 'KNSO국제아카데미' 등을 진행했고 영화 OST 녹음 및 게임 음악 공연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이같이 부단히 일상에 클래식을 접목해 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올해 40년을 맞아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창단 40주년 기념 음악회를 열었다. '뉴 오리진, 새로운 기원'을 제목으로 한 공연은 음악적 실험을 멈추지 않았던 프랑스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의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악단의 도전적인 음악 정신을 조명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호기심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탐구가 담긴 작품들로, 40년 전 국내 최초 민간 오케스트라로 창단해 지금까지 이어온 국립심포니의 정신이 깃든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악단 연주자들이 차례로 입장했고 라일란트 지휘자가 쏟아지는 관객들의 박수 속에 포디움에 올랐다.
첫 곡 오페라 '동양의 공주' 서곡에서 라일란트는 간결하고 유쾌한 주제와 이국적인 음계에 맞춰 온몸으로 리듬을 타면서도 절제된 몸짓으로 악단을 이끌었다. 춤을 추는 듯하지만 과하지 않은 몸짓은 생상스가 추구했던 '명료함과 단순함, 절제와 균형감각'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읽혔다.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고 인터미션(쉬는 시간)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로르티는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는 앙코르곡으로 쇼팽의 '연습곡 4번 Op.10'을 택했다. '추격'이라 불리는 이 작품은 빠른 전개로 난도가 높은 곡으로 알려졌지만 로르티는 눈으로는 따라가기 힘든 타건 속도로 기량을 한껏 펼쳤다.
국립심포니는 공연의 마지막 곡으로 생상스의 '교향곡 3번 다단조, Op.78 오르간'을 오르가니스트 크리스티안 슈미트와 연주했다.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리스트를 추모하기 위한 이 작품은 2개 악장이지만 각 악장이 두 부분으로 나뉘어 실질적인 4악장 구성이다.
서정적인 템포로 시작한 악단은 매끄러운 연주로 2악장을 거쳐 3악장에 도달했다. 3악장에서는 피아노 한 대에 두명의 피아니스트가 앉아 화려한 연주를 선보였다. 이어 4악장에서는 피아노와 오르간이 관현악과 하나 되는 연주를 들려줬다.
악단은 커튼콜에 이어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중 '바카날레'를 들려주며 공연을 마쳤다.
공연 티켓과 교환한 러키드로우 캡슐에 적힌 케이크서버, 수건, 키링 등을 관객들에게 증정하고, 키오스크가 찾아주는 관객의 취향 맞춤곡을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40주년을 맞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이날도 변함없이 일상 속 클래식을 향유하는 '음악이 흐르는 삶'으로 관객들을 이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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