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첫 트랜스젠더 진료소 폐쇄…트럼프 원조 중단 여파

기사등록 2025/03/05 02:00:00 최종수정 2025/03/05 05:52:24
[워싱턴DC=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펜타닐 등 불법 마약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4일부터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는 행정명령을 시행한다고 3일(현지 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3.4

[서울=뉴시스]하다임 인턴 기자 = 인도 최초의 트랜스젠더 진료소가 미국의 해외 원조 중단으로 세 도시에서 운영을 중단했다.

3일(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2021년 인도 남부 하이데르바드에서 시작된 '미트르 클리닉(Mitr Clinic)'은 수천 명의 트랜스젠더에게 HIV 치료와 지원,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같은 해에 인도 서부의 탄과 푸네에 설립된 두 개의 미트르 클리닉도 이번 원조 삭감으로 폐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모든 해외 원조를 90일 동안 일시 중단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재검토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맞춰 해외 지원을 더 엄격하게 관리하고자 했고, 이에 따라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지원이 중단됐다.

USAID는 1960년대부터 해외 인도주의적 원조를 담당해왔으며, 자금 중단은 전 세계 수십 개의 개발 프로그램, 특히 빈곤국과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그중 미트르 클리닉의 폐쇄는 인도의 트랜스젠더 공동체가 중요한 의료 지원에 접근하는 데 큰 타격을 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BBC 힌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세 개의 클리닉은 약 6,00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고, 그중 6%에서 8%는 HIV 치료를 받고 있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의 원조 중단 조치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국가 운영 병원과 민간 병원도 트랜스젠더를 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미트르 클리닉을 선호하는 이유는 그곳이 더 저렴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트랜스젠더 인구는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일부 활동가들은 실제 숫자가 더 많다고 보고 있다. 2014년 인도 대법원은 트랜스젠더에게 다른 성별과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여전히 낙인과 차별로 인해 교육과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6일 USAID의 해외 원조 계약 90% 이상을 중단하고 총 600억 달러 규모의 원조를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도 트랜스젠더를 위한 자금 지원 프로젝트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미트르 클리닉 폐쇄 관련 게시물에 대한 답글로 "그게 바로 미국 세금으로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27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미트르 클리닉 폐쇄 관련 게시물에 대한 답글로 "그게 바로 미국 세금으로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X 캡처) 2025.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미트르 클리닉 직원들은 다른 기부처에서 자금을 찾고 있으며, 주 정부의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클리닉 담당자 라차나 무드라보이나는 "우리는 단순히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그 이상의 일을 했다"며 "클리닉을 계속 운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기부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ada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