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9일 첫 내한 공연…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연주자는 작품과 청중 사이 공명하는 종이"
슈만 가곡으로 공연 구성…게롤트 후버 협연
"한국 공연 제안을 받았을 때 정말 행복했다"
독일 가곡 분야의 최고 해석자로 꼽히는 성악가 크리스티안 게르하허(56)가 오는 3월 첫 내한 공연을 한다.
2017년부터 3년 동안 300여 곡에 달하는 슈만의 가곡 전곡을 녹음한 바 있는 게르하허는 첫 내한공연도 슈만의 가곡으로 구성했다.
게르하허는 서면 인터뷰에서 가곡을 해석하는 과정에 대해 "시가 음악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본질적인 수준에서 일어나기도 한다"며 "항상 음악적 접근을 먼저 한 후에 가사와 그 의미를 탐구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주자의 역할이 작품과 청중 사이에서 '공명하는 종이'라고 했다.
게르하허는 "연주자의 개인 삶이나 감정, 경험은 가곡 해석에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가곡은 반드시 해석을 동반하는 예술이지만 그 의미는 항상 투명해야 하고 그 해석이 청중 각자의 접근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관객들에 선보일 작품들은 '아이헨도르프 시에 의한 리더크라이스', 안데르센의 시에 곡을 붙인 '다섯 개의 노래', 1950년에 작곡된 '세 개의 노래', '여섯 개의 노래와 레퀴엠' 및 '로망스와 발라드 3집' 등 슈만 가곡의 모든 시기를 포괄한다.
게르하허는 슈만의 음악에 대해 "단순히 묘사적이지 않고, 서사적이지 않으면서 오락적이지도 않다"며 "본질적으로 복잡한 시들을 음악적으로 해석하면서 텍스트와 음악이 만나 추상적인 방식으로 결합된 독특한 사운드를 창조한다"고 설명했다.
36년 전 '슈만의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Op. 48'으로 처음 작업을 함께 한 후버에 대해 게르하허는 "지금은 서로 리듬을 맞추는 과정 없이도 연주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만큼 매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리허설 방식을 확립했다"며 "많은 아이디어를 교환하지 않아도 연주 중 자유롭게 해석을 발전시킬 수 있고 즉흥적인 변화에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후버와) 협업은 인생에서 가장 큰 성취이자 선물 중 하나"라며 "현존하는 최고의 가곡 반주자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첫 내한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게르하허는 "한국은 유럽에서도 인기가 많고 관객들이 공연에 집중하고 열정적인 반응을 보여준다고 들었다"며 "처음 한국에서의 공연 제안을 받았을 때 정말 행복했다"고 했다.
게르하허의 리사이틀 무대는 3월 9일 경기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