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1도 최강한파, 심하면 '돌연사'…"심혈관 질환자·고령층 더 위험"

기사등록 2025/01/10 10:36:46

심뇌혈관 질환자, 고령층 위험…급성 심근경색 등 발생도

"기온 낮은 새벽 외출 삼가고, 찬 공기 노출 막아야"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진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옷을 입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25.01.1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10일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21도까지 떨어지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거센 한파가 닥쳤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저체온증 같은 한랭질환이 증가하는데, 특히 뇌졸중·심근경색 등 심뇌혈관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9일 질병청의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전국 500여 개 응급실에 들어온 한랭 질환자는 142명이다. 한랭질환은 저체온증, 동상 등 추위가 직접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질환을 말한다.

이 중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한랭질환자의 74.6%는 실외에서 발생했고, 85.2%는 저체온증이었다.

저체온증은 초기(심부 체온 33~35도) 온몸, 특히 팔과 다리의 심한 떨림이 발생한다. 또 피부에 닭살로 불리는 털세움근 수축 현상이 나타난다.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잠에 취한 듯한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기억력과 판단력, 균형 감각도 떨어진다. 피부 혈관이 수축해 피부가 창백해지고 입술이 푸른빛으로 변하기도 한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진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옷을 입고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2025.01.10. photo1006@newsis.com
심부 체온이 29~32도로 떨어져 저체온증이 심해지면 의식이 더 흐려져 혼수상태에 빠지고, 호흡과 심장박동이 느려진다. 몸이 뻣뻣해지고 동공이 확장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증 저체온증(심부 체온 28도 이하)의 경우 혈압이 떨어지며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심실세동(심실이 분당 350~600회 무질서하고 불규칙적으로 수축해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지 못하는 상태)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유발돼 심정지가 일어나거나, 정상적인 각막 반사나 통증 반사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

한파가 오면 우리 몸은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혈관을 수축하게 되고, 혈압과 심박수가 급격히 상승해 뇌졸중·심근경색 등 심뇌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만성질환자나 고령층은 더욱 위험하다.

심혈관 질환자도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 수축과 교감신경 활성화로 심장과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심뇌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전국적으로 한파주위보가 내려진 10일 오전 울산 북구 강동 화암 주상절리에 매서운 칼바람에 바위에 얼음이 얼어있다. 2025.01.10.bbs@newsis.com.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응고된 피 덩어리)으로 꽉 막혀 혈액을 공급받지 못한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혈압도 오르게 된다. 이후 심혈관 내 기름기가 쌓여 단단해진 섬유성 막인 '죽상경화반'이 파열돼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휴식을 취하면 10분 안에 가슴 통증이 대부분 없어지는 협심증과 달리 심근경색은 30분 이상 지속된다. 또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이 어깨나 목, 팔로 퍼질 수 있고 숨이 차거나 식은땀, 구토, 어지러움, 소화불량 등도 유발될 수 있다. 급성 심근경색은 특별한 증상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기온이 낮은 새벽 외출을 삼가야 한다.

야외 활동을 해야 한다면 털모자나 장갑, 목도리 등으로 찬 공기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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