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난무' 한남동에 윤 탄핵 찬반 갈등 고조…"정치적 양극화 단면"

기사등록 2025/01/10 06:00:00 최종수정 2025/01/10 06:26:24

"정치적 양극화 현상 중 하나…더 심화될 것" 우려

갈등 해소 실마리는 '정치'…"공생하는 정치해야"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신자유연대 등 참가자들이 대통령 수호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1.0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리는 탄핵 찬반 집회가 참가자들 간 욕설이나 폭행 등 갈등의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정치적 양극화의 단면이 집회 현장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는 연일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 집회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이후 격화돼 연일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양 단체의 집회 주 무대가 광화문에서 한남동으로 이동하면서, 물리적 거리도 대폭 줄어들었다. 현장에서는 참가자들 간 욕설은 물론 발길질 등 물리적 충돌도 적지 않다.

탄핵을 찬성하는 촛불행동 등은 전날 기준 오후 3시 한남동 볼보빌딩 앞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신자유연대 등은 한남동 루터교회 앞에서 집회를 신고했다. 두 곳은 불과 100여m 떨어져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직후였던 지난 4일에는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었던 탄핵 찬반 단체가 동시에 한남동 관저로 몰리며 한강진역 내·외부에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각 집회 무대에서도 반대 진영 단체를 향한 욕설은 물론, '밟아버리자' 등 과격한 언어 사용이 눈에 띄게 늘었다. 현장에 참여한 일부 유튜버들이 자극적 장면을 위해 갈등을 부추기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집회 참가자 간 충돌은 이번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반복돼 왔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라고 짚었다.

신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의 심화는 인터넷 댓글이나, 유튜브 등 SNS에서 양 진영의 극단적 주장이 갈리는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며 "해소는 쉽지 않다. 이번 사건을 거치며 더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1.09. jhope@newsis.com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반대 집회가 거세지며 수십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던 악몽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중상을 입어 병원에 이송됐던 2명 등 총 5명이 집회에 참여해 목숨을 잃었다.

그 중 1명은 다른 참가자가 경찰버스를 탈취해 차벽을 들이받는 과정에서 차량 위에서 떨어진 스피커에 맞아 숨졌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철야집회 중인 지지자들에게 보낸 감사 인사글이 양 진영 단체에게 '자극제가 된 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당시 지지자들에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고맙고 안타깝다"고 썼다.

전문가들은 현재 갈등 상황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해결의 실마리는 '정치권'에 있다고 봤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이 원인을 제공했고, 해결 고리도 정치권에 있다. 혐오하는 정치, 극단적인 정치를 멈춰야 한다"며 "공생할 수 있는 정치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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