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항 최근 5년간 조류충돌 12건…발생률 4위
매년 14만 마리 규모 겨울 철새 공항 인근 활동
조류탐지 레이더 등 부재…활주로도 연장 어려워
울산시 "국제선 운항, 안전성 보강 후 취항 예정"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이 '조류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꼽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도심 철새도래지에 위치한 울산공항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더욱이 울산시가 올해 부정기 국제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어 울산공항 안전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울산공항은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 3만427편의 운항 편수 중 12건의 조류 충돌이 일어났다. 이는 2536편당 1번 꼴로 사고가 발생하는 수치다.
연도별로 2019년 2건, 2020년 2건, 2021년 5건, 2022년 1건, 2023년 1건, 2024년 1건 등이 발생했다.
운항 편수 대비 조류 충돌 발생률은 무안공항이 0.090% 가장 높았고, 울산공항이 0.039%로 전국 공항 중 4번째로 높았다.
특히 울산은 겨울철만 되면 떼까마귀와 갈까마귀 등이 모여들어 사고 우려가 적지 않다.
실제 울산은 매년 97종 14만2165마리의 철새가 날아오는 국내 최대 도심 철새도래지다. 떼까마귀 등 일부 조류는 울산공항 주변 농경지와 인근 지역 들녘에서 먹이활동을 한 뒤 울산철새공원인 삼호대숲으로 돌아온다.
이 같은 상황에도 울산공항의 조류 퇴치 전담 인원은 4명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인근에 위치한 김해공항의 경우 16명의 조류 퇴치 전담 인원이 근무 중이다.
또한 울산공항에는 조류 탐지 레이더와 조류 탐지 열화상 카메라 등 안전장치도 설치돼 있지 않다.
다만 이번 참사의 피해를 키운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장치)의 콘크리트 둔덕은 울산공항에는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짧은 활주로를 가진 것도 문제다. 울산공항 활주로 길이는 2000m로 울진공항(1800m) 다음으로 짧다.
또한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2800m) 활주로보다 800m가 짧다.
이에 울산시는 활주로 연장 방안 등을 검토하기 위해 지난 2023년 '울산공항 활용방안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그러나 최대 500m의 활주로 연장 방안은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실익이 적은 것으로 분석돼 사실상 연장이 불가하다.
이 때문에 울산시가 오는 10월 울산공업축제 기간에 취항 예정인 부정기 국제노선 운영에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는 축제 기간에 맞춰 일본, 중국 등 자매도시 중 한 곳과 부정기 국제선 4편을 운항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때까지 부정기 국제노선 운항을 확대할 방침이었으나, 이번 사고로 국제선 취항 절차가 기존보다 복잡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울산시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당초 계획대로 부정기편을 취항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적극 협의해 공항의 안전성을 개선한 뒤 국제선을 취항할 방침"이라며 "비행기도 사고가 발생한 기종보다 개선되고, 울산공항 활주로 규모에 맞는 기종으로 운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조류충돌 예방을 위해서는 "현재는 폭음경보기 등을 이용해 조류를 쫓아내고 있지만, 부정기편이 운영되면 야간에도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국토부 등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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