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정부가 야생동물 찻길 사고인 이른바 '로드킬' 예방을 위해 사고 다발 상위 100개 구간을 선정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사고 예방 시스템 설치 등 집중 관리에 나선다.

26일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도로교통 안전 및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제3차 로드킬 저감 대책(2025~2027)'을 수립, 이날부터 도로관리청 등 관계기관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로드킬 저감 대책은 '동물 찻길 사고 조사 및 관리 지침(예규)'에 따라 2020년 처음 수립됐다.

당시 사고 다발 상위 50개 구간이 선정됐으며, 전년도(2019년) 1197건이었던 이들 50개 구간의 사고 발생 건수는 저감 대책 추진 이후 3년(2021~2023년)간 연평균 346건 발생해 71% 급감했다.

이번 제3차 대책은 지난해 기준 로드킬 발생 현황 등을 토대로 사고 다발 상위 100개 구간을 새로 선정하고, 구간별 맞춤형 예방 대책을 추진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도로에 출현한 야생 동물의 종류 및 시간 등 다양한 정보를 AI 기술로 분석한 후 동물 출현 시 200m 전방에 설치한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표출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을 양평, 횡성, 남원 등 3개 구간에 설치한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10월 한려해상 국립공원 도로에 시범 설치한 결과, 현재까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가시적인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울타리가 없어 도로에 야생동물 진입이 가능한 59개 구간에는 유도 울타리를 설치하고, 울타리 중간 연속 설치가 어려운 4개 구간은 고라니 등 발굽 동물이 싫어하는 노면 진입 방지 시설을 바닥에 설치한다.

마을 인근 등 51개 구간은 사고 다발 구간 시작점 앞에 야간에도 인식이 가능한 '발광다이오드(LED) 주의 표지판'을 설치하고, 13개 구간은 차량 속도 감속을 유도하기 위한 '구간 단속 카메라'를 병행 설치한다.

아울러 로드킬 조사 대상을 고라니 등 기존 포유류나 조류에서 양서류 및 파충류까지 확대하고, 두꺼비 로드킬 다발 지역 3개 구간에 이동 통로와 울타리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야생 동물의 원활한 이동을 도모하는 생태통로 설치의 실효성 제고와 체계적 관리를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운전자 안전 강화를 위한 교육과 홍보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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