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약 500명의 미니 신도시 ‘스타베이스’, 카메론 카운티에 주민 청원
NYT “산업계 거물들도 한 세기 동안 못한 일”
주민 대부분 스페이스X 관련, 땅도 대부분 소유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텍사스주에 우주로켓 발사 회사인 스페이스X 등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가 텍사스 최남단에 자신만의 기업도시를 만들려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스페이스X 사무실 및 로켓 발사장 주변에 사는 직원들은 새로운 지자체 설립 청원서를 캐머런 카운티에 제출했다.
NYT가 입수한 청원서에 따르면 ‘스타베이스(Starbase)’라는 이 도시가 승인을 받으면 시장은 스페이스X의 보안 관리자인 군나르 밀번이 맡는 등 3명의 공무원을 투표로 선출하도록 했다.
NYT는 지난 몇 년 동안 머스크가 캘리포니아에 있던 회사를 이전해 텍사스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했지만 산업계의 거물들이 지난 한 세기 동안 해내지 못했던 일, 즉 자신만의 도시를 창조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베이스의 위치는 텍사스주와 멕시코 접경의 카리브해 연안의 최남단 보카치카다.
머스크는 수년 전부터 이같은 도시를 구상했으나 새로운 지자체 설립에는 일정 수의 주민과 유권자의 지지가 필요해 공식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동안 스페이스X 직원들이 새로 개조된 주택이나 임시 주택에 모여들었다. 직원들은 새로운 지자체 설립을 위해 서명을 모으고 선거를 실시하기 위한 공식 청원서를 제출했다.
오스틴의 앨런 보조르케스 변호사는 “직원들이 자신의 도시를 형성하기를 원하는 회사를 도와본 적이 없다”며 “매우 특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타베이스 청원서는 보카치카 해변 옆 주립고속도로 4번 끝자락에 현재 주민 219명과 어린이 100명 이상을 포함해 약 500명이 거주하는 곳을 지목했다.
이 미니 도시 혹은 마을 면적은 약 1.5제곱마일로 뉴욕 센트럴파크보다 조금 크다.
청원서에 따르면 거의 모든 사람이 임차인들로 스페이스X에서 일하고 있다.
청원서에는 머스크와 그의 회사가 왜 스타베이스 마을을 건설하려고 하는지,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보조르케스 변호사는 스타베이스는 승인되면 도시로서 주 및 연방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소송에서 일정한 면책권을 가지며, 재산을 강제 수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원서와 함께 카메론 카운티 법원 판사 에디 트레비노 주니어에게 제출된 서한에서 스타베이스의 스페이스X 캐서린 루이더스 총괄 매니저는 “회사 현재 직원들에게 공공 서비스 관리, 교육 및 의료 제공 등 원격으로 시민 관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더스 매니저는 “법인화(새로운 지자체 설립)하면 이러한 기능 중 일부의 관리가 더 적절한 공공 기관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사는 카운티의 최고 경영자이며 모든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청원을 승인해야 한다고 NYT는 전했다.
수년 동안 스페이스X는 대규모로 이뤄지는 우주 로켓 발사가 인근 해안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며 환경단체의 반대에 직면했다.
약 20마일 떨어진 브라운스빌의 주민과 공무원도 로켓 발사로 도로가 막히고 해변과 단절된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트레비노 판사는 카운티의 법률팀과 선거관리사무소에 청원이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문의했으며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새 신도시 예정지의 미메스가(街)에 거주하는 주민 카예타나 폴란코는 스타베이스 도시가 만들어지는 것을 고대하고 있으며 새로운 도시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스타베이스 지역의 주요 토지 소유자로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모든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선거가 치러지면 스페이스X에서 추천한 인물들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메론 카운티에 거주하는 머스크도 지난달 대선 투표를 이곳에서 했다.
텍사스에는 이러한 회사 마을의 사례가 거의 없지만 휴스턴 북쪽에는 ‘텍사스 르네상스 축제’의 창립자가 ‘토드 미션’이라는 마을을 만들고 시장이 된 곳이 있다.
머스크는 새로운 도시 하나에 만족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이미 오스틴 근처 배스트롭 타운 외곽의 개발 지역에 직원을 수용할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이 지역에는 스페이스X의 제조 공장을 포함해 터널링 기술을 개발하는 보링컴퍼니 본사 그리고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의 사무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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