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타당성 조사서 B/C 1.03으로 경제적 타당성 확보
88올림픽 바탕으로 기존 시설, 타시·도 경기장 활용
서울시민 85.2%도 유치 찬성…주민 지지도 핵심 요소
26~27일 현장실사…"평화·화합 올림픽 위해 역량 집중"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시가 '2036 서울올림픽'의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섰다. 2000년 이후 열린 역대 올림픽 중 최저 비용인 약 5조원으로 올림픽 유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지난 5~11월 '2036 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결과, 비용 대피 편익 비율(B/C)이 1.03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B/C가 기준치 1을 넘으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서울은 올림픽 유치를 위한 첫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장은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제6조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하는 전문기관에 사전타당성 조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해당 조사에서 2036 서울올림픽 개최에 따른 총비용은 5조833억원, 총편익은 4조470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비용 3조358억원, 편익 3조1284억원으로 편익을 비용으로 나눈 B/C가 1.03으로 도출됐다.
총비용은 경기운영·숙박·문화행사·홍보 등 대회운영비 3조5405억원(69.7%), 경기장 개보수와 임시경기장 설치 등 시설비 시설비 1조5428억원(30.3%)으로 구성됐다.
총편익은 가구당 평균 지불의사가격(WTP)을 바탕으로 추정한 비시장적 편익 1조9307억원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지원금, 마케팅·티켓 판매수익 등 조직위원회 자체 수입 2조5400억원으로 올림픽 대회 기간 중 발생하는 시장적 편익의 합으로 산정됐다.
시는 1988년 서울올림픽 경험과 유산을 바탕으로 신축 없이 기존 경기장을 최대한 활용하고, 일부 부족한 시설은 다른 시·도의 경기장을 활용해 약 5조원으로 대회 유치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00년 이후 개최된 올림픽의 총비용 대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16조6000억원, 2016년 리우 올림픽 18조2000억원, 2020년 도쿄 올림픽 14조8000억원, 2024년 파리 올림픽 12조3000억원 등 최근 10년 간 올림픽 개최 비용은 모두 10조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기존 시설을 재활용할 수 있는 곳은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88서울올림픽 경기장', 2026년 리모델링이 완성되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2032년 조성되는 '잠실 스포츠·MICE 복합단지' 등이 꼽힌다. 여기에 광화문·한강 등 주요 명소에 비치발리볼, 양궁, 스케이트보드 등의 경기장을 임시로 설치하면 5조원대의 비용으로 대회 개최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른 지자체의 시설을 빌릴 수도 있다. 앞서 시는 경기도와 인천시, 부산시, 강원도 등 타 시도와 주요 시설물 사용·해양스포츠 등 서울에 없는 경기장을 공동 활용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
시는 예비비로 편성한 3114억원의 지출을 최소화하고 대회 흥행에 따른 조직위원회 수입 증가 시 더 높은 B/C값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올림픽을 통한 생산유발효과, 고용 창출, 관광수입 증대 등 유형적인 경제 산업 효과와 더불어 '글로벌 톱5 도시', '대한민국 G7 대열 합류' 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민 5명 중 4명도 '2036 서울올림픽 유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가 지난 7~8월 서울시민 500명을 포함해 전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에 응한 서울시민 85.2%가 올림픽 유치에 찬성했다. 전국 기준 찬성률은 81.7%로 나타났다. 서울시민 93.8%는 서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인식했다.
지역 주민의 지지도는 올림픽 유치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시는 이번 설문조사를 올림픽 재유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단초로 보고, 전폭적인 시민 지지 속 88서울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해 내겠다는 각오다.
1988년 올림픽을 개최한 서울이 48년 만인 2036년에 재유치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는 평가다. 두 차례 이상 올림픽을 유치한 국가는 총 6개국으로, 평균 50년 만에 두 번째 대회를 개최했다. 2회 이상 올림픽 유치한 국가는 미국(5회), 영국(3회), 프랑스(3회), 호주(3회), 그리스(2회), 일본(2회) 등이다.
시는 지난달 12일 올림픽 유치를 위한 개최 계획서를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바 있다. 오는 26~27일 현장실사와 종합평가 등 선정 절차에 대비해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릴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는 잠실주경기장, 코엑스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36 서울올림픽은 서울, 나아가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높이 뛰어 오르는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IOC의 '올림픽 아젠다 2020+5'의 핵심 가치인 '지속가능한 올림픽'의 성공 모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유치가 확정되면 정부·지자체·IOC와 함께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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