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 0.9%가 전체 가계 금융자산 59% 보유

기사등록 2024/12/22 09:00:00 최종수정 2024/12/22 11:42:25

KB금융, 2024 한국 부자 보고서 발간

부자 5명 중 3명은 상속·증여 받아…세대 간 자산이전 지속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골드바 제품이 진열돼 있다. 중동불안과 금리인하 등의 이유로 금 가격 상승세에 이어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10월말 기준 KRX금시장 거래량 18톤 400킬로그램(㎏), 거래대금 1조 963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전체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각각 33%, 74%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KRX금시장에서 금 1㎏ 종목 가격은 그램당 12만 7590원으로, 올해 1월 (8만 6940원) 대비 47% 상승했다. 2024.11.0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우리나라 인구의 0.9%에 해당하는 부자가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약 59%를 보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5명 중 3명은 상속이나 증여를 받았고, 절반 이상이 앞으로도 세대 간 자산 이전을 계획했다.

KB금융그룹은 22일 한국부자의 인식·행동을 면밀하게 분석해 자산관리법을 제시하는 '2024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올해로 발간 14년차인 한국 부자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과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한국형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통계청·국세청 지표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 부자는 46만1000명으로 국내 총인구의 0.90%로 집계됐다. 지난해 45만6000명 대비 1.0% 성장하며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26조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가파른 금리 상승 영향으로 2021년말 2977포인트에서 2022년말 2236포인트까지 하락했던 코스피지수가 2023년말 2655포인트로 18.7% 반등해 전체적인 금융자산 규모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한국 전체 가계의 총금융자산 규모인 4822조원의 58.6%에 해당한다. 한국 부자의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1억3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억1000만원 늘었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부동산자산은 2802조원으로 법인명의 부동산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부동산자산은 60억8000만원 규모다.

과거 1년간 금융투자 수익을 경험한 부자는 32.2%에 달했다. 손실을 경험한 부자는 8.6%에 그쳤다. 한국 부자는 단기적으로 주식(35.5%)과 금·보석(33.5%)에서, 중장기적으로 거주용 주택(35.8%)과 주식(35.5%)에서 고수익을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자산관리 관심분야 1위는 국내 부동산 투자(40.0%)였다. 실물(금·보석)투자는 뒤를 이었다. 한국 부자는 총자산 기준 100억원 이상은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하며, 42세에 7억4000만원의 종잣돈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본격적인 자산 증식의 동력으로는 ▲투자에 투입할 수 있는 연평균 7600만원의 소득잉여자금 ▲금융자산을 먼저 모으고 일정 부분 모이면 부동산자산으로 이동하는 자산배분 전략 ▲부동산 매입에 힘을 보태는 부채 활용 전략을 꼽았다.

한국 부자의 83.2%는 대체자산 투자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선호하는 대체자산 1순위는 압도적인 투자 경험(77.8%)과 가장 높은 미래 투자 의향(38.0%)을 나타낸 금·보석으로 확인됐다.

예술품은 현재 최선의 투자처로 관심을 받았고, 가상자산은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비상장주식에 투자 의향이 있는 부자는 절세 혜택(55.0%)을 이유로 꼽았다.

한국 부자 5명 중 3명은 상속·증여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또 4명 중 1명은 증여를 한 경험이 있었다. 향후 세대 간 자산 이전 계획이 있는 부자도 과반(54.3%)으로 나타났다.

향후 해외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50.3%로 조사됐다. 현재 해외자산에 투자 중인 부자(60.3%)보다 10.0%포인트 하락한 비중이다. 한국 부자의 26.8%는 해외 투자이민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사회의 인구 감소가 부자 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보고서가 국민의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금융 상품·서비스 모델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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