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 문제 있는 사람 돕는 동물. 훈련 안 받고 기내 동행 가능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거대한 개 한 마리가 주인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해 좌석에 앉는 영상이 화제다.
17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한 여객이 비행기 내부에서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에 따르면 좌석에 앉아 있던 이 여객 앞으로 검고 커다란 개 한 마리가 비행기에 등장했다.
승무원은 해당 개의 등장에 놀란 표정을 지었고, 다른 비행기 탑승객들도 신기한 듯 이 개를 쳐다보고 있었다.
영상을 SNS에 공유한 여객은 "우리가 이 지원 동물 문제를 너무 멀리 생각했나? 사회는 '별일 아니다'라고 할 것"이라며 글을 적었다.
이 여객은 앞서 올린 영상이 화제가 되자 영상을 하나 더 공유했다. 이 영상은 좌석에 앉은 사람들 사이에 머리가 툭 튀어나온 개의 모습이 담겨있다.
매체는 이 개가 비행기 화물칸이 아닌 객실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를 정서지원동물(ESA)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SA는 우울증, 사회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서적 문제가 있는 사람을 돕는 동물이다. 이 동물들은 별다른 훈련을 받지 않으며 존재 자체로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동물 종류가 상관없다는 점에서 안내견과는 차이가 있다.
대한항공 뉴스룸에 따르면 이런 ESA가 무료로 기내에 오를 수 있게 한 정책은 정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더 편하게 항공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요금을 내지 않기 위해 반려동물을 ESA로 등록하고, 다른 승객에게 불편과 피해를 주는 등 부작용도 많았다.
2019년 7월 미국에서는 ESA로 기내에 탑승한 개에게 물려 승무원이 다섯 바늘을 꿰매는 사고가 있었다. 2017년에는 6세 여자아이가 먼저 탑승해 있던 ESA 개에게 이마를 물린 사고도 있었다. 당시 개 주인은 "개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했으나, 아이 가족들은 "훈련되지 않은 동물을 좁은 기내에 두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맞섰다.
이 밖에도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를 들며 특이한 동물을 기내에 데리고 타는 경우가 많았다.
데일리메일은 최근 몇 년간 "공작, 돼지, 조랑말, 칠면조, 개미핥기, 펭귄에 이르기까지 ESA로 기내에 태워 가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영상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한 사람의 정서 지원이 다른 수십 명 승객의 고통이다. 말도 안 된다" "저런 크기면 화물칸으로 가는 게 맞지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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