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모듈러 주택 첫 고객 확보
삼성, 시장 추이 지켜보는 듯
수요 큰 국가 중심 추진 가능성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에서 모듈러 주택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지만 아직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다. 다만 아직 시장 초기인 만큼 국가별로 수요가 있는 곳부터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자사 모듈러 주택인 'LG 스마트코티지'를 SM엔터테인먼트에 공급했다. LG 스마트코티지는 도시 근교나 지방에 세컨드 하우스를 쉽게 구축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이다.
LG전자는 강원도 SM 연수원에 LG 스마트코티지를 지었으며 LG전자의 AI 가전과 히트펌프 냉난방공조 시스템 등을 기본 옵션을 탑재했다. 지난 10월 사업을 본격화한 후 첫 기업간거래(B2B)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LG전자는 앞으로 기업·단체에 납품하는 B2B 거래를 늘려 나갈 예정이다.
이 같이 모듈러 주택 사업에 집중하는 것과 관련, 치열해진 가전 시장에서 '가전-집'이라는 세트를 내세워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가전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과 높은 성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는 지난해 8055억원으로 2022년에 비해 4배 성장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도 모듈러 주택 사업을 본격화할 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23'에서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모듈러 주택 '타이니하우스'를 콘셉트 형식으로 전시한 바 있다. TV, 가전, 갤럭시 모바일 등 자사 기기와 AI 홈 플랫폼 스마트싱스의 연동 기능을 소개했다.
당시 삼성전자가 소형 모듈러 업체와 협력해 사업을 상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업 추진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아직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모듈러 주택의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시장의 성장 추이를 먼저 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모듈러 주택 수요가 큰 국가들에서만 해외법인 차원에서 사업을 부분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모듈러 주택에 적용할 수 있는 가전기기들을 갖추고 있어 현지 건설·설치 업체와의 협력이 체결되면 바로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시장에 뒤늦게 뛰어 들었던 점을 감안해, 사업 추진 시 모듈러 주택 시장의 진입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시장에서 모듈러 주택이 핵심 먹거리가 될 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삼성은 이 시장의 추이를 면밀하게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