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 고환율에 이익 증가 기대
현대차, 환율 5% 상승 시 1235억원 이익
고환율 이후 급락 가능성은 불안 요소
수입차 업계, 고환율에 직접 피해 우려
고환율 장기화 시 가격 인상 가능성도
반면 수입차 업계는 고환율로 수입 비용 부담이 커져 증장기적으로 판매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완성차 업계, 고환율에 이익 증가 기대감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400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환율이 최근 1430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해외 국가로 차량을 수출하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이익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실제 현대차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환율이 합리적인 범위에서 5% 증가할 경우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1235억원 늘어난다. 현대차가 집계한 지난 3분기 평균 환율은 1359.4원이었다. 1430원의 환율은 지난 3분기보다 5.19% 높아진 수치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도 고환율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GM 한국사업장의 1~11월 누적 수출량은 42만3211대로, 같은 기간 내수 판매량(2만3023대)의 18배가 넘는다.
다만 완성차 업계는 환율 상승이 꾸준하지 않고, 등락을 거듭할 수 있어 환율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이익도 동반 상승할 전망"이라며 "단 일시적으로 환율이 급등한 후 급락할 가능성도 있어 환율 흐름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는 완성차 업계와 달리 고환율 부담도 클 것이란 분석이다. 해외에서 생산한 차량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는 구조여서 환율 상승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입차 업계가 연말 신차를 쏟아내며 판매량 회복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예기치 못한 고환율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을 이끄는 BMW, 메르세데스-벤츠뿐 아니라 토요타, 포드 등도 11~12월 속속 신차를 내놓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 고환율은 수입차 입장에선 악재로 볼 수 있다.
물론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은 원화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원화 결제 시스템은 환율 변동에 대한 부담을 수입차 본사가 감당한다.
수입차 본사가 고환율 비용을 지속적으로 부담할 경우, 국내 수입차 업체들도 이에 대한 부담을 일정 부분 짊어져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고환율 상황이 길어지면 수입차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미국에서 3만 달러인 차량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할 경우 환율 1300원을 적용하면 3900만원이지만, 1400원이면 4200만원이다. 수입차 업계는 국내 시장 상황과 경쟁 모델을 종합 고려해 국내 판매 가격을 정하지만, 환율 장기화 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는 이번 고환율로 비용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고환율 여파에 수입차 가격이 다시 오르면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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