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오늘 '비상계엄 문서 파기 의혹' 방첩사 방문할 듯

기사등록 2024/12/13 06:00:00 최종수정 2024/12/13 06:32:24

19일까지 현장 점검…계엄전후 생산·접수된 문서 점검

野, 방첩사령부서 비상계엄 관련 증거 파기 의혹 제기

수사권 등 강제권한 없어 현장점검 한계 있다는 지적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부로 계엄군이 진입하자 보좌진들과 충돌하고 있다. 2024.12.04. suncho21@newsis.com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정부기관들의 기록물 관리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는 국가기록원이 13일 오후 국군방첩사령부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첩사령부는 비상계엄 사태 관련 증거들을 불법으로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곳으로, 국가기록원은 사태 전후로 이곳에서 생산된 기록물이 제대로 등록·보존됐는지 등을 살필 방침이다.

다만 국가기록원은 강제수사권이 없어 현장 점검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거나 방첩사령부에서 사전 협의된 일정을 미룰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가기록원은 이날 오후 방첩사령부를 방문해 비상계엄 기록물의 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한다.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은 전날부터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된 15개 기관들을 대상으로 계엄사태 관련 기록물들의 관리 실태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정부 기록물들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공공기관의 기록물 관리를 책임지는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이 직접 점검에 나선 것이다.

지난 6일 국가기록원장은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 15개 기관에 '비상계엄 선포 관련 기록물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는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점검 대상은 국방부, 방첩사령부, 대통령비서실 등 15개 기관으로 전날 국가기록원은 서울경찰청 등을 점검했다.
[과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9일 오후 경기 과천시 국군방첩사령부가 보이고 있다. 2024.12.09. 20hwan@newsis.com

이날 오후에는 계엄사태 증거 폐기 의혹이 제기된 방첩사령부에 대한 현장 점검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 1차장 출신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일 방첩사령부에서 비상계엄 사태 관련 문서들을 파기 중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시민단체에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부 사령관과 참모장·감찰실장 등을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공공기록물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국가기록원은 기관에서 자체 생산한 문서와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 간에 주고받은 공문서 등을 포함해 계엄사태를 전후로 생산·접수된 기록물 일체가 전자적으로 등록됐는지, 등록된 기록물들은 제대로 보존되고 있는지 등을 살필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기록물법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생산된 기록물은 전자상 관리시스템을 통해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

따라서 이 기간 기관에서 생산·접수한 기록물들이 누락되지 않고 전자시스템에 등록됐는지, 관련 문서들이 적절히 첨부됐는지 등을 국가기록원이 점검할 예정이다.

만약 미흡한 사항이 있으면 즉시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필요할 경우 담당 부서에 대한 감사도 소속 기관에 의뢰할 것이라고 국가기록원은 전했다.

특히 계엄사태 관련 기록물들을 불법적으로 폐기하거나 은닉, 멸실한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도 의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기룩물법에는 기록물을 무단으로 손상·은닉·멸실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기록관리단체협의회 회원들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국군방첩사령부 친위쿠테타 관련 기록물 무단폐기 고발 및 12.3 비상계엄 관련 기록물 보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12.11. kmn@newsis.com

하지만 기록원이나 대통령기록관은 수사권 등 강제적 권한이 없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기록원장은 공공기관에서 보유하거나 관리하는 기록물들의 목록이나 사본 제출을 요청할 수 있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해당 기관들은 이에 협조해야 한다.

그러나 협조 요청을 거부하더라도 형사처벌 등 불이익을 받진 않는다.

점검 대상으로 정한 기관들이 국가기록원의 제출 요구를 거부하더라도 강제할 방법이 없어 오로지 기관들의 '협조'에만 의지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은 각 기관과 사전에 일정을 협의해서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국가기록원의 방문 전에 기관에서 비상계엄 관련 정황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중요 기록물들을 훼손하거나 파기할 우려가 있다.

계엄 전후로 기관에서 생산·접수했지만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파기한 종이 등 형태의 문서들은 보존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는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가기록원장의 고유 권한인 기록물 폐기 금지 조치를 발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런 조치는 수사기관의 협조를 구하지 않고도 국가기록원장의 판단에 따라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공기록물법은 국가기록원장이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으로서 조사기관·수사기관의 요청이 있거나 국민 권익보호를 위해 긴급히 필요한 경우 기록물 폐기 금지를 결정하고 이를 해당 기관에 통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27조의3 제1항).

다만 국가기록원은 기록물 폐기 금지 조치는 보존 기간을 경과한 기록물에 대해 이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공공기록물법에는 기록물을 폐기·은닉하는 경우에 대한 벌칙 조항이 적시돼있고, 이에 근거해 현장 점검도 이뤄지고 있어 '기록물 폐기 금지' 조치와 사실상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고 국가기록원은 설명한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계엄사태 관련 기록물들은 보존 기간이 2026년 1월1일까지로, 아직 보존 기한이 남아있어 그러한 조치를 이행할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며 "공공기록물법에는 벌칙 조문이 있고 이에 따라 점검도 진행 중이라 기록물 폐기 금지 조치와 사실상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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