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 도시라는 곳인데…까마귀 때문에 불안해서야"

기사등록 2024/12/18 08:35:40 최종수정 2024/12/18 08:37:31

강남구서 까마귀로 인한 불편 민원 제기

"구청은 도구 없어…119에 포획 요청해야"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11일 오후 울산시 중구 태화강 둔치 일대에서 5만여마리의 떼까마귀(갈까마귀)가 군무를 펼치고 있다. 2024.12.11.bbs@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 강남구에서 까마귀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서울시와 강남구 등에 따르면 권모씨는 최근 강남구를 상대로 제기한 민원에서 "동네에 까마귀들이 너무 많아졌다. 까마귀들이 쓰레기를 들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탓에 음식물 등이 바닥으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권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아이들에게는 굉장히 위협이 되고 있다"며 "까마귀들을 어떻게 하지 못한다면 아이들이 커다란 날짐승을 만났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되는지라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 도시라는 곳에서 까마귀들 때문에 불안해 하며 생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며 "적어도 성의 있는 교육이나 안내, 민원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모씨도 까마귀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오씨는 "매일 선정릉 둘레길로 출퇴근하는데 까마귀가 많아서 항상 위협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주변 식당 쓰레기봉투를 뜯는 모습도 봤고 심지어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모습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비둘기가 비위생적이라서 피해 다니기만 했는데 이 동네 이사 온 후로는 까마귀 피하는 게 일이다. (까마귀에 비하면) 비둘기는 귀엽더라"라며 "(까마귀가) 선정릉에서 봉은사로 대로까지 활보하고 대로변에 앉거나 보도에 무리 지어 앉아 있으면 위협적이라 길을 지나가기도 힘들다"고 했다.

급기야 오씨는 까마귀에게 공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심지어 오늘은 오전에 선정릉역 둘레길 내려오는데 까치와 까마귀가 전깃줄에 앉아 있었다"며 "그 모습을 보고 무서워하며 지나가는데 갑자기 제 뒤통수를 까마귀가 달려들면서 다리로 할퀴고 지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무서워서 소리 지르고 거의 주저앉았다가 얼른 도망가려는데 또다시 날아와서 2번 공격했다. 너무 무서웠다"며 "삼성동에 이사 와서 까마귀 무서워 (이 동네에) 살기 싫어지는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강남구 도시환경국 공원녹지과는 음식물 쓰레기와 길고양이에게 주는 먹이를 까마귀 증가 원인으로 지목했다.

강남구는 "까마귀가 인가로 오는 대표적인 이유는 음식물 쓰레기나 길고양이 먹이"라며 "까마귀를 유인하는 음식물을 깨끗이 치우고 까마귀가 자주 앉는 곳에 버드 스파이크를 설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는 까마귀를 직접 포획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는 "까마귀 포획은 119 안전센터에 요청하셔야 한다"며 "구청이 포획 도구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