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등 플랫폼 활용해 신약개발 도전
적응증 확대 등 분야 넓혀 연구개발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 기업들이 차세대 치료제로 분류되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AI(인공지능) 활용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며 활발히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몸 안에 사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인체에 사는 세균,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말한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기업 CJ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현재 개발 중인 마이크로바이옴치료제 ‘CJRB-101’의 임상 및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을 위해서다.
CJRB-101은 CJ바이오사이언스가 확보한 면역항암 타깃 신약후보물질로, 폐암, 흑색종 등을 적응증으로 한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을 추진 중이다. 후속 파이프라인으로는 염증성 질환 치료제 ‘CJRB-201’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또 CJ바이오사이언스는 ‘AI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사업’에도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CJ그룹 AI실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약물 반응성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마커 AI 예측 모델’(이하 AI 예측 모델)을 개발한 바 있다.
AI 예측 모델은 암 환자를 대상으로 특정 약물의 반응성을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통해 예측하는 기술이다. 암 치료에 자주 쓰이는 면역관문억제제와 같은 약물은 환자 반응률이 20~30%밖에 되지 않아 사전 반응성 확인이 필요하다.
마이크로바이옴 헬스케어 기업 에이치이엠파마는 개인의 분변 시료를 통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시뮬레이션 기술 'PMAS'를 기반으로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LBP(생균치료제) 디스커버리 플랫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LBP 기반 LARS(저위전방절제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HEMP-002’는 항암 및 수술 이후 배변 조절 치료제로 확보된 안전성을 바탕으로 호주 임상2상 IND 승인을 받았다. 우울증 치료제 후보물질 ‘HEMP-001’은 장내 미생물 균형 조절로 염증을 억제하고, 세로토닌 수치 개선 등을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 IND 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사에 지분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생물 생균 치료제 개발 기업 바이오미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공동 개발을 위한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미는 이를 통해 다제내성균감염증 신약 파이프라인인 ‘BM111’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BM111은 4종류의 미생물을 조합한 LBP로,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세균 집단을 없애는 ‘탈집락화’를 유도해 감염증을 치료한다. 이외에도 바이오미는 자체 연구개발 플랫폼 ‘CURE’를 활용해 심혈관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인 ‘BM109’도 보유하고 있다.
유한양행 자회사 에이투젠은 마이크로바이옴 질염치료제 ‘LABTHERA-001’를 개발 중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a상 계획(IND)을 승인받았다. 향후 LABTHERA-001을 자궁내막증,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의 적응증 확대로 개발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기존 종양학과 자가면역 및 감염성 질환을 중심으로 치료제가 개발됐으나 점차 그 분야를 넓혀가며 뇌 및 신경질환, 대사질환 치료제로도 연구가 확장되고 있다”며 “가능성을 확장하면 새로운 의약품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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