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단장, 9일 오전 전젱기념관서 기자회견 자청
"국회 봉쇄·침투 모두 내가 지시…부대원 잘못 없어"
김용현,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많이 원망스럽다"
[서울=뉴시스] 옥승욱 남빛나라 기자 = 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 단장(대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출동한 부대원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며 모든 죄는 본인이 짊어지겠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9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김 단장은 "707 부대원들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 이용당한 가장 안타까운 피해자"라며 "부대원들은은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무능한 지휘관의 지시를 따른 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떠한 법적인 책임이 따르더라도 법치주의 국가의 군인으로 스스로 죄를 묻겠다고 했다.
김 단장은 "부대원들에게 국회의사당으로 출동하라고 지시한 것이 저"라며 "난입한 197명의 현장 지휘관이 저다. 헬기를 타고 가장 먼저 국회에 도착한 것도 저이고 정문을 봉쇄하라고 지시한 것도 저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후문과 정문에서 몸싸움을 지시한 것도 저이고 창문을 깨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한 것도 저이다"라며 "건물 내에서 진입 시도를 지시한 것도 저이다"라고 했다.
김 단장은 "저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관"이라며 "부대원들을 사지로 몰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투에서 이런 무능한 명령을 내렸다면 전원 사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부대원들이 많이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있다며 "부대원 아내와 자녀들이 아빠 눈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대원들이 처한 상황을 밝히는 도중 울먹이며 발언을 한동안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단장은 국민들을 향해 "(저를) 미워하시라. 많이 원망하시라"하면서 "하지만 절대 707부대와 부대원들을 버리지 말아주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그는 내란죄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당시에는 상황을 몰랐기 때문에 행동을 했다"며 "모르는 것 또한 저의 책임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부대원들을 사지로 내몬 것을 사죄드린다"며 "모든 부대원들 죄는 제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현역 군인이 언론 앞에 공개적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단장은 기자회견을 자처한 배경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는 것을 보고 국방위에서 말씀드릴 기회가 없겠구나 생각했다"며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고 미리 전파하지도 않고 이 장소로 왔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김 전 장관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지시를 내린 김 전 장관에 대해서는 "많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특전사 예하 707특임단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심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제1공수특전여단 등과 국회에 투입됐다.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6일 비상계엄 관련 내란죄 등으로 고발되거나 연루된 현역 군인 10명에 대해 법무부에 긴급 출국금지를 신청했다. 김현태 단장 또한 여기에 포함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sout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