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트럼프와 화해 모드?…"규제 완화 기대, 도울 수 있다면 도울 것"

기사등록 2024/12/05 11:59:19 최종수정 2024/12/05 13:38:16

"트럼프, 규제 완화에 많은 에너지 쏟고 있는 듯"

"지난 8년 간 더 차분해져…우호적 규제 환경 기대"

우주기업 블루오리진 사업 성공 위한 것이란 분석도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는 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낙관적 입장을 표명하며 "도울 수 있다면 그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베이조스가 2019년 6월6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4.12.05.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는 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낙관적 입장을 표명하며 "도울 수 있다면 그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뉴욕타임스(NYT) 주최로 열린 '딜북 서밋' 행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규제 완화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듯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베이조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이후 수년간 "더 차분해졌고 성숙해졌다"며, 차기 행정부에서 더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과거 트럼프 당선인과 갈등을 빚던 모습과 상반돼 다소 충격적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베이조스는 2016년 대선 전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우리 민주주의를 침식한다"고 비판하는 등 그에 대한 적대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트럼프 당선인도 집권 1기 당시 진보 성향 매체 워싱턴포스트(WP)를 소유하기도 한 베이조스를 향해 공개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베이조스와 그의 소유 회사들이 세금을 회피하거나 '가짜 뉴스'를 게재했다고 공격했으며,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고객에게 소포를 배달하는 데 미국 우체국을 이용해 우체국 예산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아마존은 2019년 트럼프 당선인과 미국 국방부 제다이(합동방위인프라사업·JEDI) 수주를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제다이는 국방부의 클라우드 구축사업으로, 10년 동안 100억 달러(약 14조1460억원) 규모로 진행됐다.

당시 그는 WP를 소유한 아마존이 해당 사업을 수주하는 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기자들에게 "국방부와 아마존의 계약에 대해 엄청난 불만을 듣고 있다. 무슨 일인지 아주 자세히 보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마존은 해당 사업을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는데, 이후 아마존은 미국 연방청구법원에 '트럼프 당선인이 아마존의 제다이 수주를 막으려고 '부적절한 압력'을 행사했다며 금전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다 베이조스는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과의 '화해 모드'에 들어갔다.

그는 지난 7월 트럼프 당선인이 암살 미수 사건에서 생존하자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늘 밤 문자 그대로의 충격 속에서 엄청난 우아함과 용기를 보였다"고 칭찬했다.

또 대선 직전인 지난 10월 말 베이조스는 자신이 사주(社主)로 있는 WP의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을 막기도 했다.

미국 3대 신문 중 하나인 WP는 지난 36년간 대선 기간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혀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WP는 해리스 부통령를 '대통령 적격자'로 표현하는 사설 초안을 작성했으나, 이를 베이조스가 무산시켰다.

베이조스는 이날 WP가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하지 않은 데 대해 "자랑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에게 아첨하기 위해 지지를 철회했다'는 주장에 대해 "WP는 모든 대통령을 매우 공격적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당선인에게 유화적으로 돌아선 베이조스의 행보를 두고, 그가 자신이 소유한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의 성공을 위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규제 완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C는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은 연방 계약을 놓고 경쟁할 때 트럼프 행정부와 자주 상호 작용한다"며 "블루 오리진은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와 직접 경쟁하는데,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승리에 있어 핵심 동맹이었다"고 전했다.

NYT도 "아마도 새 행정부에서 베이조스의 가장 큰 취약점은 그의 로켓 회사인 블루오리진일 것"이라며 "이 기업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정부 계약을 놓고 경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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