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전쟁 시 원자재 가격 급등 전망…티타늄 효용성도 의문
삼성도 티타늄 포기 가능성 제기…'알루미늄'으로 경량화 집중할까
또한 양사가 모두 내년 중 얇고 가벼운 경량 제품을 새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다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 등의 내구성을 높이는 방안 등도 모색될 전망이다.
2일 샘모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출시할 아이폰17 프로·프로 맥스에 티타늄 프레임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5 시리즈부터 프로 라인업에만 티타늄 프레임을 적용해왔다. 티타늄이 금속 중에서도 가장 높은 강도 대 중량비를 갖고 있어 기기 내구성을 높이면서 무게도 보다 가벼운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당시 '최초의 티타늄 아이폰'을 광고 전면에 내세웠을 정도로 티타늄 프레임에 자신을 보였던 애플이 2년 만에 전략을 포기하게 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입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중국에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이미 무역전쟁을 암시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초의 티타늄 생산국인 만큼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발발할 경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공산이 크다. 애초부터 티타늄의 가격은 여타 금속 소재보다 비싼 편인데, 부담이 더 커지는 셈이다.
이외에도 애플이 티타늄 프레임을 포기하는 이유로 티타늄 프레임이 예상만큼 경량화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이폰15 프로형 모델에 티타늄이 첫 도입되기 전에는 아이폰 프로형 모델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가 적용돼왔다. 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4 프로를 비교해보면 무게 차이가 불과 9% 수준에 그친다. 당초 티타늄이 내구성과 무게를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도입했으나, 가격 대비 이점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아이폰15 시리즈 첫 출시 당시에는 기기 발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는데, 발열의 원인 중 하나가 티타늄 프레임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에서는 기기 냉각 구조를 개선하며 발열 문제를 해소했으나, 티타늄이 여전히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17 프로형 모델의 소재를 다시 알루미늄으로 변경하고, 디자인에도 대폭 변화를 줄 전망이다. '카메라 섬'이라고 불리는 렌즈 배치 부위는 기존의 유리 소재가 아닌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지고 기기 뒷면의 경우 상단은 알루미늄, 하단은 유리로 구성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카메라 디자인의 경우 현재 기기의 왼쪽 상단에 삼각형 모양으로 배치된 것에서, 가운데 상단에 가로로 일렬 배치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카메라의 섬의 크기도 더 커질 전망이다. 기기 하단에만 유리 소재를 적용하는 것은 맥세이프와 같은 무선 충전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 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 또한 애플과 같은 이유로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4 울트라에 첫 적용한 티타늄 프레임을 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내년 중 아이폰17 에어와 갤럭시 S25 슬림이라는 얇은 형태의 스마트폰을 나란히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양사가 경량 제품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기존에 썼던 티타늄·스테인리스 스틸보다 가벼운 알루미늄이 주요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기존 소재들이 내구성에서 알루미늄보다 더 강점을 가졌던 만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강도와 무게 중 무엇을 우선시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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