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대형 컨선 실증…기본 인증 획득
삼성重, 자율운항 연구 선박 출항
사고 감소에 유지비 절감…시장 규모 확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자율운항선박(MASS)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종 단계에서는 선원이 승선하지 않아도 선박 스스로 의사결정을 통해 운항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선박사고 감소와 유지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관련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최근 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운반선에 자율운항 및 원격제어 기술을 적용한 통합 실증을 수행해 한국선급(KR)과 라이베리아기국(LISCR)으로부터 기본 인증(AIP)을 획득했다.
이번 실증을 통해 회사는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의의 자율운항솔루션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과 HD한국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원격제어 솔루션을 활용한 통합 원격제어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완전자율운항 기능이 탑재된 미션기반 자율운항 연구 선박 '시프트 오토'(SHIFT-Auto)의 출항식을 개최했다. 회사는 해당 선박을 토대로 선원 개입 없이 자동으로 접이안, 자율운항, 정박까지 하는 '미션 수행 기반 완전자율운항' 기술을 실증했다.
자동접∙이안, 음성기반 제어 등 다양한 자율운항 요소기술을 적용해 추후 기술 개발의 확장성도 용이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기술을 접목한 자율운항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한편 한화오션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율운항선박 실증에 나선다. 이를 위해 현재 시흥 R&D(연구개발)캠퍼스에서 완전 자율운항 기술을 구축하기 위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선원 없이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한 '레벨4'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자율운항선박을 4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선원의 개입 수준에 따라 ▲1단계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 ▲2단계 선원이 승선한 상태에서 원격제어하는 수준 ▲3단계 선박에 탑승한 선원 없이 원격제어하는 수준 ▲4단계 완전 자율운항 기술로 나뉜다.
특히 3단계는 선원이 탑승하지 않아도 관제 센터에서 원격 제어가 필요하지만, 4단계는 선박에 탑재된 AI, 자동화 시스템 등이 스스로 자율적으로 판단을 내리고 조치를 취해 완전 무인으로 운항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최종 4단계인 완전 무인 자율운항에 도달할 경우 선박 사고를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선박유지비도 절감할 수 있어 선사들의 주목도가 높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완전 자율운항선박 시장은 2020년 9억9661만달러(약 1조3900억원)에서 2030년까지 109억4985만달러(15조2700억원)로 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탄소 배출 문제와 선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율운항선박 시대로의 전환은 필연적"이라며 "기업의 기술개발과 함께 정부의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본격적인 자율운항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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