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한국 조선소 도크를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위주로 활용하고 일반 선박 물량은 다른 국가 조선소에 하도급을 주는 방법을 선택했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중공업이 그리 선사 다이나콤(Dynacom)에서 수주한 수에즈막스급 탱커 4척이다. 삼성중공업은 이 선박 건조를 위해 중국 조선사 팍스오션(Paxocean)과 하도급 계약 체결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이 선박의 설계, 엔진 및 자재 공급, 선수금환급보증(RG) 등 핵심 사업을 담당한다. 실제 인력을 투입해 선박을 제조(Construction)하는 공정은 팍스오션이 담당한다.
팍스오션은 2010년 출범한 중국 조선소로 40만DWT(재화중량톤수·선박이 적재할 수 있는 화물 중량)급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드라이 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선박 건조 부문을 따로 떼어 중국 조선소에 하도급을 고려한 배경에는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위주로 재편된 한국 조선 시장 상황이 있다.
노동 집약적인 조선 산업 특성상 한국에 도크를 늘리기 어려운 환경에서, 탱커와 같은 일반 선박을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경우 수익성이 남지 않는 '저가 수주'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탱커, 벌크, 컨테이너선 시장을 중국이 주도하도록 지켜만 볼 수 없기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선박 건조 계약을 수주해 인건비 비중이 높은 건조 부문을 중국 혹은 동남아시아 조선소에 하도급을 주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클락슨 리서치의 수주 잔량(10월 기준)을 살펴보면 중국 조선소는 탱커 698척, 벌크 887척, 컨테이너 498척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탱커 157척, 벌크 1척, 컨테이너선 159척이다. 1척인 벌크를 제외하면 탱커는 4.4배 컨테이너선은 3.1배 중국 우위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생산 방식을 유연화하기 위해 선박 건조를 하도급 주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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