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한미그룹 경영권 향배가를 임시주총 개최
국민연금, 중립 선언…소액주주 표심 중요해져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오는 28일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가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 캐스팅보트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에 대한 '중립' 의견을 내면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더 중요해졌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6%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지난 26일 '중립 행사' 의견을 냈다.
한미사이언스 주총 안건은 3자 연합(신동국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이 제안한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 ▲신동국 회장·임주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과 ▲회사가 상정한 자본준비금 감액건이다.
중립의견은 국민연금이 보유한 의결권을 다른 주주들의 찬반비율에 맞춰 나눠 행사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주주들의 의결권에 맞춰 국민연금 의결권이 분산되므로 소액주주 등의 표심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소액주주 보유 지분은 9월 말 기준 23.25%다.
한미사이언스의 지분구조는 형제(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이사)측 25.6%, 3자연합측 33.78%, 친인척으로 분류되는 지분 3.10%, 가현문화재단 및 임성기재단 8.09%, 국민연금이 5.89%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명부 폐쇄 이후 결정된 임종훈 대표 지분 일부 매각, 라데팡스파트너스 지분 확보 등은 이번 주총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재단 측이 이번에도 3자연합 손을 든다면 우호지분은 41.87%에 달하게 되지만, '정관변경 건'은 출석한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안이므로 부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출석주주의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는 두 번째 안건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현재의 이사회 정원(10명)에 맞게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중 1명이 선임될 수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으로, 5대4 구성으로 형제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이번 주총에서 3자연합 인사가 진입 해 5대 5 동수의 대척상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대주주들의 지분 변화 및 라데팡스의 지분 확보 등 변화가 반영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선 다시 한 번 표결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3자연합은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를 우군으로 확보하며 사실상 4자연합으로 구도를 개편했다. 라데팡스는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및 가현문화재단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3.7%를 취득한데 이어, 해외 기관투자자로부터 추가 지분 1.3%를 취득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5%를 보유하게 된다.
형제 측은 만일 이사회가 5대5 동수로 재편되더라도 임종훈 대표 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되고, 3인연합 측 한미약품 이사의 임기 만료 시 임 대표측 이사를 기용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내일 주총은 회사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것"이라며 "주주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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