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 이뤄질 듯
부결 가능성에 무게…여당 내 이탈표 많지 않아
당원게시판 논란에 재표결 이후 계파 갈등 주목
[서울=뉴시스] 이승재 하지현 기자 =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주가 여당 내 당원게시판 논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원게시판 논란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계파 갈등 구도로 번지면서 재표결이 끝난 이후 확전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거대 야당은 이번 주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오는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야당은 지난 14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단독 처리한 바 있다.
재의요구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300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야권이 전원 찬성한다고 가정하고, 여당에서 8명의 이탈표가 나오면 해당 법안은 재의결된다. 그렇지 않으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여당 내에서는 이번 재표결에서도 이탈표가 대거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일찌감치 이를 '정쟁용 악법'으로 규정하고 단일대오로 뭉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다만 김 여사 특검법이 국회에서 연이어 폐기되는 것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최근 한동훈 대표가 변화와 쇄신을 연일 외치면서 민생 행보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1심 선고가 이날 오후 예정돼 있는데, 이를 두고 야당과의 차별화에 시도할 '골든타임'이라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쇄신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받지 않는 걸로 내부 결속이 됐기 때문에 28일까지는 이대로 갈 것이고, 그 이후에 정치 상황이 요동칠 수 있다"며 "야당이 김 여사 특검법을 재발의 할 건데 그때는 지금보다 진전된 안을 내놓을 수도 있지 않나. 이러면 한 대표가 다시 대통령과 각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의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작성됐다는 이른바 당원 게시판 논란도 매듭짓고 가야 한다. 이를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는 당 쇄신의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적어도 이 대표 위증교사 선고 때까지는 이 문제를 일단락해 주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래야 우리 당 쇄신과 변화의 목소리도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이 끝난 이후 이탈표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면 친윤계가 한 대표를 더 몰아세울 수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친한계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도 나오는 상황이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물불 가리지 않고 한동훈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일군의 집단이 실재한다"며 "문제는 당 밖 사이비 보수집단의 정치적 분탕질에 부화뇌동하는 당내 인사가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당원게시판 논란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특검법 재표결 이후 친윤계와 친한계간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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