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투자자 모두 투자시장 '위축'…내년도 기대안해"

기사등록 2024/11/21 15:16:54

스타트업얼라이언스, 트렌드 리포트 발표

'투자 활성화·규제 해소' 등 정부역할 강조

직무에 'AI 도입' 긍정적…'언어 지능' 유망

[서울=뉴시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 통계 자료. 2024.11.21.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 올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위축됐으며,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는 이 같은 내용의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를 21일 발표했다. 창업자 250명, 투자자 200명, 대기업 재직자 200명, 스타트업 재직자 200명, 취업준비생 200명이 해당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올해는 조사 대상에 '투자자'를 새롭게 추가했으며 특별 주제로 '인공지능(AI) 관련 인식'을 조사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창업자·투자자 10명 중 6명(각각 63.2%, 64.0%)은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지난해 대비 위축된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투자 유치·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창업자 48.4%, 투자자 53.5%로 절반 수준에 달했다.

많은 창업자(64.8%), 투자자(58.9%)가 지난해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도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느꼈다. 창업자(82.4%), 투자자(66.5%) 대부분은 향후 1년 뒤에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거나 부정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경제위기 가능성·경제상황 악화(창업자, 투자자 각각 35.9%, 33.8%)' 때문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창업자, 투자자 역시 '경제회복·활성화(창업자의 13.6%)', '금리 변화(투자자의 28.4%)' 등을 꼽아, 경제위기 회복 여부가 향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투자 시장 혹한기에 스타트업이 취해야 할 대책으로 창업자는 '매출 다각화 전략 마련(53.2%)', '정부지원사업 등 추진(49.6%)'을 꼽았다. 반면 투자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흑자 사업에 집중(60.0%)', ‘기업 비용 절감(55.5%)’을 꼽았다. 창업자에 비해 투자자들은 투자 혹한기 리스크에 스타트업들이 더 보수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해서는 창업자는 50.5점, 투자자는 52.6점을 줬다. 창업자의 경우 지난해 46.5점에 비해 약 4점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높지 않은 점수다.

◆'네이버'가 지원 가장 적극…'투자 활성화·규제 해소' 정부 역할 강조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을 묻는 질문에 창업자들은 네이버를 16.6%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1순위 응답 기준). 카카오와 삼성이 각각 14.4%를 차지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SK가 11.6%로 4위를 차지했다.

가장 선호하는 액셀러레이터로는 블루포인트(8.0%)가 꼽혔다(1순위 응답 기준). 올해부터 새롭게 보기에 추가된 창조경제혁신센터(7.2%), 카이스트청년창업지주(6.4%)가 각각 2, 3위로 뒤를 이었다. 이후 스파크랩(5.2%), 소풍벤처스(5.2%), 프라이머(4.4%) 순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벤처캐피탈(VC)을 묻는 질문에는 알토스벤처스가 9.6%로 1위를 차지했다(1순위 응답 기준). 한국투자파트너스(8.4%), KB인베스트먼트(8.0)%)가 뒤를 이어 2, 3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6.4%), SBVA(소프트뱅크벤처스)(3.6%) 역시 5위권 이내에 안착했다.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은 1순위 응답 기준 카카오벤처스(10.4%)가 1위로 뽑혔다. 삼성벤처투자(8.0%), 포스코기술투자(6.8%), 네이버 D2SF(6.0%), 현대자동차 제로원(5.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창업자와 투자자의 정부 역할 평가 점수는 54.6점과 55.8점을 기록했다. 정부가 시급하게 개선했으면 하는 과제로는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창업자 29.2%, 투자자 25.0%)'와 '각종 규제 완화(창업자 19.2%, 투자자 26.5%)'를 꼽았다.

◆직무에 'AI 도입' 모든 그룹이 긍정…'언어 지능' 유망

창업자, 투자자, 스타트업 및 대기업 재직자, 취업준비생에게 각각 AI 활용 분야 중 유망하다고 생각되는 분야를 조사한 결과 모든 그룹에서 언어 지능이 40% 이상의 응답률을 보였다.

AI 도입에 대해 조사한 결과 창업자의 41.6%는 회사에 AI를 도입했고, 그 중 19.6%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회사에 AI를 도입한 창업자의 48.1%는 연구개발(48.1%), 마케팅(33.7%)에 주로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도입으로 창업자가 직원 채용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역량으로 'AI 및 최신 기술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43.0%)', 'AI 대체가 어려운 창의적 사고 및 혁신(40.5%)'이 높게 나타나 기술 외적인 능력도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에 AI 도입 여부를 조사한 결과 투자자의 57.5%, 스타트업 재직자의 48.5%가 직무에 AI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재직자(40.0%)에 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직무에 도입하는 것에 대한 인식은 모든 그룹에서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높았다. 응답 비율은 투자자(63.5%), 스타트업 재직자(61.0%), 대기업 재직자(58.5%)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실력있는 기업들은 고객을 찾아 글로벌로 나가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지원금에 의존하며 버티는 양극화가 진행중"이라며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제 글로벌 저금리로 발생했던 거품이 완전히 꺼지면서 창업에 진심인 사람들만 남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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