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진선미 교육부 자료 분석…5년 간 10%대 진전 더뎌
제주 27.2%가 과밀학급…사건 발생한 인천 17.3% 2위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인천 특수교사 사망 사건의 원인으로 꼽힌 법정기준 초과 '과밀 특수학급'이 올해 전체 학급 10개 중 1개 꼴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지역은 전체 27%에 이르는 등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현행법에 정해진 특수학급 학생 수 기준을 초과한 과밀학급은 전국 특수·일반학교 전체 1만8552개 중 1882개(10.1%)다.
시·도교육청별로 살펴보면 제주는 전체 276개 학급 중 75개가 법정 기준을 초과해 전국 최고인 27.2%에 이른다. 사건이 발생했던 인천은 비중이 17.3%로 뒤이었다.
이어 부산(14.6%), 경기(14.1%), 강원(12.2%), 서울(12.0%), 대전(10.8%) 등 7곳이 평균을 웃돌았다.
울산은 476개 특수학급 중 1개(0.2%)만 과밀 학급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구(2.4%), 전북(2.9%), 광주(3.1%) 등이 낮았다.
교육계에서는 지난달 24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초등학교 특수학급을 맡았던 30대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 이후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숨진 교사는 생전에 업무 부담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해당 학급에는 중증장애 학생 4명을 포함한 8명이 배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수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고인은 일반학급에 속한 특수학생까지 총 12명을 맡았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은 특수교육대상자가 유치원 과정은 4인,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6인, 고등학교는 7인을 초과할 경우 학급을 2개 이상 설치하도록 정했다.
올해는 전국 모든 시도에 법정 기준을 어긴 학교가 있었던 셈이다. 특수교육계에서 하루이틀 개선을 촉구한 일이 아닌데 재정·여건을 이유로 진전이 더디다.
그러나 세종은 지난 2020년 과밀 특수학급이 한 개도 없었는데 올해는 16개(7.7%)로 늘어났고, 제주는 같은 기간 43개(19.4%)에서 75개(27.2%)로 불어나는 등 지역에 따라 상황이 더 심하게 악화된 지역도 나온다.
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특수교육대상자 수는 매년 늘어 올해 11만명을 처음 넘었다. 지난 2020년 9만5420명 대비 2만190명(21.2%) 늘어난 11만5610명이다.
교육계와 정치권, 관련 기관 등에서는 정부가 특수교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증원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교육부는 특수교사 증원에 적극적인 입장이나 교사 정원과 인건비는 관계 부처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8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특수교사들과 '함께 차담회'를 갖고 "특수교육대상자 배치 학교에 특수교사 수를 확대하고 과밀인 특수학급에는 교사를 추가 배치할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천에서 교사가 숨진 이후인 지난 5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애도하는 마음으로 특수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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